단체장칼럼 / 4·19혁명,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거는 기대
단체장칼럼 / 4·19혁명,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거는 기대
  • 박겸수 강북구청장
  • 승인 2020.04.1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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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1960년 당시, 학생들의 외침으로부터 시작된 민주화를 향한 물결은 대구 2·28 시위가 도화선이 돼 전국 각지로 거침없이 뻗어나갔다. 학생과 시민들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열망과 함성은 민중의 힘으로 독재정권을 쓰러뜨리고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포한 혁명이 됐다. 이 땅에서 처음으로 국민에 의해 절대권력이 무너진 것이다. 민주주의에 싹을 틔운 열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오늘의 우리가 결코 잊어선 안 되는 이유다. 올해는 4·19혁명 60주년이 되는 해로 어느 해보다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온라인 행사로 열지만, 강북구는 2013년부터 해마다 ‘4·19혁명 국민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주춧돌이 된 4·19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후세에 계승하자는 취지로 축제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그날의 열정과 함성을 몸소 느끼고 그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펼쳐왔다. 지금은 문화제에 해마다 6만명이 넘는 시민이 다녀가는 등 대표적인 전국 보훈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강북구는 전 국민의 축제로 발돋움한 것에 머물지 않고 4·19혁명의 세계화적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4·19가 2차 대전 이후 제3세계 국가 최초로 성공한 혁명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신흥독립국 민주화 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기록물 목록화와 문헌 연구를 시작으로 4·19혁명 국제학술회의, 영문판 학술자료집의 세계대학 및 도서관 보급사업, 외국 유학생 국립4·19민주묘지 탐방프로그램 등 세계화를 위한 방안들을 하나씩 실현해 나가고 있다. 특히 학술자료집에는 4·19혁명이 신흥독립국 민주화 과정의 원동력이자 역할 모델을 제시했다는 입증자료가 담기기도 했다.

이렇듯 4·19의 파급력을 지구촌 곳곳에 알리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4·19혁명기록물이 2017년 문화재청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되는 결실을 맺었다. 기록물은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원인과 과정, 혁명 직후 처리내용과 관련된 일체의 기록으로 제3세계 국가 중 가장 모범적으로 민주화 과정을 기록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유네스코 기록물로 등재가 되면 영국의 명예혁명, 미국의 독립혁명, 프랑스 대혁명에 이은 4대 시민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를 다시 쓰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네스코가 내부 제도개선 등을 사유로 등재심사를 중단해 4·19혁명 기록물의 신청절차가 멈춰서 있다. 강북구는 기록물이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그날까지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우리에게는 4·19혁명의 정신을 미래세대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함으로써 지금까지 이뤄왔던 민주주의를 계승하고 눈부신 발전의 맥을 함께 이어가야 하는 사명이 있다. 우리 모두의 힘과 뜻이 모여 4·19혁명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에 조속히 등재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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