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국자 증가…강남구 ‘코로나 전쟁’ 고군분투
해외입국자 증가…강남구 ‘코로나 전쟁’ 고군분투
  • 정수희
  • 승인 2020.04.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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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방역 24시'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해외입국자 대상 검체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해외입국자 대상 검체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시정일보] 지난 3월31일,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직접 코로나19 일일현황 및 지원대책을 설명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섰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입국자의 감염사례가 늘면서, 유학생 등 상당수가 거주하는 강남구의 선봉장으로서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에 대한 관리와 방역현황, 관련 정책 등을 신속·정확하게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 구청장 본인이 제안한 ‘미미위 강남 코로나19 브리핑’을 위해서다.

 

정순균 구청장 1일 4회 브리핑 ‘솔선’
공항으로 하루 3번 전용리무진 보내
마지막 검체 검사 끝나면 ‘벌써 내일’
자가격리 1대1 관리…위반엔 ‘무관용’
유흥업소 찾아가 ‘집합금지’ 준수 점검
석달째 강행군이지만 ‘긴장의 끈’ 바짝

 

3월 초순 지역 언론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 구청장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날마다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하루 3번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는다고 했다.

강남구청 김석래 재난안전과장은 “최고 책임자가 몸소 움직이니 자연스레 모두가 함께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강남구는 매일 오전 9시 구청 회의실에서 ‘재난안전대책회의’를 열고 관계부서의 관리현황 및 대응계획을 논의한다. 이후 오후 1시, 밤 10시에 재난안전대책본부로 구청장이 오면 상황보고를 한다. 또 그 사이 저녁 6시에는 구청장 및 주요부서 국·과장 등이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모여 또 한 차례 회의를 진행한다. 그런 일과가 석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그쯤 되면 모두가 피곤할 법도 한데, 자정 무렵 강남구보건소에는 해외입국자들이 탄 구 ‘전용리무진’이 도착한다.

“보건소 선별진료소는 24시간 운영되는데, 의료진이 정말 고생합니다. 최근에는 해외입국자 검체검사에 대한 문의가 많아요.”

그의 말처럼, 강남구는 해외입국자들의 입국 시점부터 접촉을 줄이고 촘촘한 동선 관리를 통해 감염 확산을 막고자, 이달 1일부터 하루 3번 공항에서 전용리무진을 통해 보건소로 곧바로 수송된 해외입국자 전원에 대해 검체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검사 후 앰뷸런스를 이용해 보건소에서 자택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3일부터는 해외입국자에 대한 선제적인 관리를 위해, 입국예정자 가족으로부터 대상자의 기본정보를 사전에 접수해 모니터링 전담공무원을 배정하고, 해외입국자 및 가족에게 생활준수사항 안내문을 비롯해 체온계, 손소독제, 마스크 등 격리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기존의 입국자 관리시스템은 공항에서 입국자를 일일이 조사한 뒤 명단을 지자체로 통보하고, 지자체가 내용을 분류하기까지 꼬박 2일이 소요돼 사실상 자가격리자 관리에 이틀간의 공백이 발생했다. 그러한 단점을 보완해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구의 조치로, 입국자 규모, 대상자 출국지 등의 파악이 수월해졌다. 12일 기준, 구가 관리하고 있는 자가격리자는 모두 2244명이고 그 중 2207명이 해외입국자다.

강신욱 재난안전과 주무관은 “최근 들어 지역사회 감염보다 해외유입 확진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해외입국자 대상 자가격리 준수사항을 철저히 지켜주길 바란다”면서 “특히, 나이 어린 학생들의 경우 부모님들이 먼저 계도를 적극적으로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석래 재난안전과장은 “자가격리자뿐만 아니라 이들에 의한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가족 또한 생활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며 “구에서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강남 패밀리 호텔,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 신라스테이 역삼 등 4개 호텔을 자가격리자 가족 ‘안심숙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강남구는 관내 강남·수서경찰서와 협조체계를 구축해 모니터링 담당자와 경찰관이 합동으로 자가격리자를 1일 1회 불시 방문해 확인·점검하고 있다. 또,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가격리 수칙 위반 시 고발조치하는 등 강력한 대응을 통해 구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강남구청 직원들이 다중이용시설에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강남구청 직원들이 다중이용시설에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구는 감염 예방과 구민 불안 해소를 위해 3월 말 기준, 관내 사회복지시설, 다중밀집지역, 전통시장, 숙박업소, 대치동 학원가 및 확진자 방문지 등 2500여곳에 선제적이고 집중적인 방역을 실시한 바 있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자율방재단 등도 뜻을 같이해 다중이용시설 및 위생 취약지역을 일일이 소독하고 닦아내며 방역활동에 동참했다.

특히 최근 불거진 유흥업소 감염사례를 토대로, 지난 9일에는 관내 유흥시설 총 476개소를 현장 방문해 ‘집합금지’ 공문을 전달하고 행정명령서를 출입구 정문에 부착하며 엄중 처벌을 예고했다. 구는 행정명령 기간이 끝나는 19일까지 강남·수서경찰서와 합동단속반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이행사항을 점검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업소를 고발조치할 방침이다.

김석래 재난안전과장은 “19일까지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방침에 따라 개인 위생수칙 및 자가격리자 준수사항을 꼭 지켜주길 거듭 당부드린다”며 “감염 확산 방지에 모두가 사활을 걸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라는 난세에 영웅은 이들만이 아니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위하는 우리도 영웅일 수 있다. 조금 더 참고 견디며 함께 이겨내기를 모두에게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