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1호’ 베스트 친절공무원 ‘보면 안다’
‘동대문구 1호’ 베스트 친절공무원 ‘보면 안다’
  • 정수희
  • 승인 2020.05.0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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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열심히…그래서 ‘진국’ 유승영 민원행정팀장

 

 

동대문구 최초의 ‘베스트 친절 공무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유승영 민원행정팀장이 밝게 웃고 있다.
동대문구 최초의 ‘베스트 친절 공무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유승영 민원행정팀장이 밝게 웃고 있다.

 

사회적 약자 배려 민원환경 개선

수요자 중심 민원서비스 이끌어

30년 공직생활 신조 ‘친절과 봉사’

지난해 ‘행안부장관 표창’ 등

자타공인 ‘1등 공무원’ 상복 절로

 

[시정일보 정수희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한창이던 때, 기자도 대면접촉을 최소화하고 전화와 온라인에 기대 인터뷰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통상 대면취재를 기본으로 하는 인터뷰기사지만, 불가항력적 재난상황인 만큼 조심할 수밖에. 그런데 서면자료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이 사람, 직접 꼭 만나보고 싶어졌다!

동대문구 최초의 ‘베스트 친절 공무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수줍은 미소 속에 친절함을 그대로 머금고 있는 유승영 민원행정팀장이 그 주인공이다.

유승영 팀장은 1990년 6월 공직생활을 시작해 제기1동에서 사회복지와 인감 관련 업무 등을 맡았다. 이후 2002년 전농1동에서 주민등록 관련 업무를 하다가 ‘베스트 친절 공무원’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당시 60대의 한 여성분이 남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상속 문제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찾아오셨어요.”

사연을 듣자 하니, 여성은 남편의 폭력으로 집을 나왔는데 남편이 임의로 사망신고를 해 36년여 간 주민등록 없이 생활해왔다는 것.

현행 주민등록제도는 1975년에 도입돼 이전에 처리된 일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차례 주민등록을 하기 위해 행정기관을 찾아 상담도 해봤지만 발길을 돌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는 민원인이 너무나 안쓰러워 그냥 방관할 수 없겠다 싶었던 유 팀장은 백방으로 수소문해 추적한 끝에 사망서류를 찾아내 그녀의 고충을 해결해줄 수 있었다.

“주민등록증을 받고 눈물을 글썽이며 좋아하시던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도 벅찬 보람을 느낍니다.”

그 일로 그는 동대문구 민선2기에 생긴 ‘베스트 친절 공무원’에 선정됐다.

“유덕열 구청장님께서 직접 쓰신 편지와 화분을 주셔서 아내도 참 좋아했던 기억이 잊히지 않습니다.”

그의 이력은 이외에도 화려하다.

2010년 감사담당관 내 민원관리팀에서 근무하면서 동일·반복 민원에 대한 멘토링과 인터넷민원 처리기간 단축 등 민원편의 시책을 적극 추진한 결과, 민원발생 건수가 15% 감소했으며 그해 업무 성과평가에서 우수직원으로 선정됐다. 또한 서울시 주관 ‘120 다산콜센터 현장민원처리 및 시민불편살피미’ 평가에서 우수기관 표창 및 장려상 수상의 영예를 안고, 2011년에는 구 고객만족평가단으로부터 ‘친절으뜸이’로 손꼽히기도 했다.

당시에 팀장을 맡았던 인연이 있는 천정희 민원여권과장은 “우리 유 팀장님 별명이 ‘크렘린’, ‘독일병정’이에요. 워낙에 묵묵히 열심히 일해서요. 티 내지 않고 말없이 성실하게, 그래서 진국이라고들 합니다.”

2018년 7월부터는 부서장으로서, 사회적 약자 배려를 위한 민원환경 개선 등 구민과 소통하는 다양한 민원행정 서비스 정책 개발 및 추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행정안전부와 국민권익위원회가 공동주관하는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구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데 공헌했다. 동대문구는 2017년부터 3년 연속 전국 304개 기관 중 상위 10%에 주어지는 최고등급인 가등급을 획득했으며, 2018년부터 2년 연속 행안부 장관상 및 특별교부세 5000만원을 받았다.

특히 그는 ‘2019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개인부문 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구민이 만족하는 민원서비스 구현을 위해 수요자 중심 서비스, 구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하고 신속한 민원처리, 전문적인 민원공무원 역량강화, 시설환경 조성 등 4개 분야의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평가에 성실히 임했습니다. 특히, 장애인OK민원창구, 보듬누리행복창구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민원창구 운영,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추가설치, 수요자 중심의 민원서비스 운영 및 종합민원실 환경개선 부분에서 호평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만큼 쌓인 내공에도 안주하지 않고 그는 최근,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성동구를 수회 방문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특수 시책 등을 살피고자 자료공유 및 협조 요청을 했다. 벤치마킹을 통해 동대문구 특성에 맞는 맞춤형 민원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발굴, 시행하려는 취지에서다.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저희도 올해 1월1일자로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전산정보과에서 스마트도시과로 명칭을 변경하고 산하에 빅데이터팀을 신설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주민불편사항 개선에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그동안 동주민센터를 비롯해 세무과, 시민과, 민원봉사과, 감사담당관, 건설관리과, 민원여권과 등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민원업무 부서에서 근무해온 그는 스스로를 ‘동대문구민에 대한 봉사자’라고 여기며, 공무원들이 구민들에게 봉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친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민원행정의 최접점에서 묵묵히 봉사하고 친절을 실천하는 것이 구민에 대한 민원공무원의 의무고, 구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첫 걸음일 것입니다.”

민원행정팀이 자리한 동대문구청 1층에는 하루 평균 400~500명의 방문객이 드나든다. 대부분 친절한 얼굴로 맞고 있지만 소위 ‘감정노동’이 클 수밖에 없다.

그는 민원공무원들이 노고에 비해 자칫 소외되는 경향에 안타까움을 전하며, 후배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힐링 프로그램 운영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감정노동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1인당 10만원씩 지원하는 개인 심리상담 및 전문기관 상담과 함께 독립적인 휴게공간 마련, 휴식시간 보장 등이 원활히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그러한 근무환경이 수용되는 조직 내 문화가 정립되길 희망합니다.”

정수희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