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송학, 그는 CEO 구청장이다
정송학, 그는 CEO 구청장이다
  • 시정일보
  • 승인 2007.04.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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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廷根 기자 jkseo@sijung.co.kr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간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구민만족 행복광진’을 실현하고 기업에서 익힌 경영 노하우를 행정에 접목해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를 건설하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한 정송학 광진구청장.
‘盡人事待天命(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을 생활신조로 구청장 당선 전까지 28년간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하며 주요직책을 역임한 그는 CEO 출신 경영전문가답게 모든 성과를 아랫사람들에게 돌려 직원 신망이 두텁기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지난 광진구의회 제107회 임시회중 진행된 구정질문은 거칠 것 없던 정 구청장의 인성을 되짚는 일종의 시험무대였다.
이날 구정질문에서는 오후로 잡혀있던 구청장 답변이 연장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의원들은 정 구청장이 오전 중앙정부의 향토예비군 행사에 이어 오후 구청 자체행사로 대략적인 답변만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나려하자 “의원들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의원들은 “밤을 지새우며 구정발전을 위해 많은 내용을 준비했는데 수장인 구청장이 민의를 듣지 않고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회기를 연장해서라도 구청장이 참석한 상태에서 직접 답변을 들으며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비 의장도 “일정이 바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8명의 의원이 질문했으면 적어도 8개의 제목은 짚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면서 “이번 건은 구청장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국ㆍ과장의 책임도 크다”며 이들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어 즉석에서 기립투표를 통해 12명중 11명의 의원찬성으로 질의연장을 결정했다.
그러나 “타 구의 예나 지금껏 관례상 구청장이 참석할 수 없을 경우 부구청장 주관으로 해당 국ㆍ과장이 답변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추윤구 의원의 지원사격에도 정 구청장은 변명하려 들지 않았다.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오히려 아무 말 없이 차주 월요일 오전으로 연장된 질의답변을 위해 기꺼이 주말을 반납할 뜻을 보였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민의를 살피며 부하직원을 절대 탓하지 않는 정송학 광진구청장, 그래서 우리는 그를 CEO 구청장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