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서울시의 송현 문화공원 조성 적극 찬성”
종로구, “서울시의 송현 문화공원 조성 적극 찬성”
  • 이승열
  • 승인 2020.06.0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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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김영종 구청장 취임 시부터 부지 매입 및 공원 조성 주장
지난해 2월 대한항공의 부지 매각 발표 이후 공론화 추진해 와
지난해 10월 종로구가 주관해 열린 송현 숲·문화공원 조성 100인 시민 토론회의 모습 (왼쪽 테이블 두 번째 김영종 종로구청장)
지난해 10월 종로구가 주관해 열린 송현 숲·문화공원 조성 100인 시민 토론회의 모습 (왼쪽 테이블 두 번째 김영종 종로구청장)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송현동 전 미대사관 직원숙소 부지의 ‘송현 문화공원’ 조성 계획에 대해 9일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송현동(松峴洞) 48-9번지 일대 부지의 용도를 문화공원으로 하는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공고하고, 18일까지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종로구는 지난 2010년 김영종 구청장이 처음 취임할 때부터 송현동 부지를 매입해 공원으로 조성하자고 서울시에 제안해 왔다. 그해 3월 토지주인 대한항공이 관광호텔 건립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했을 때에도 구는 송현동 부지 입지 특성상 공익적인 토지 이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송현동이 경복궁, 광화문광장 등의 주요 명소는 물론, 북촌과 인사동, 창덕궁을 잇는 중요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이 땅은 쓰임에 따라 주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개발에 공공성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 도심에 숲 공원을 조성하고 누구나 무료로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대한항공 측에 송현동 부지와 종로구청사 부지를 맞교환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성사되지는 못했다.

구는 지난해 2월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 매각 계획을 발표한 이후, 송현동에 숲‧문화공원을 만들자는 공론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2019년 6월과 10월, 두 차례 토론회를 개최하고 전문가 의견 및 시민들의 생각을 각각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경복궁 옆 담장 너머엔 뭐가 있을까?’라는 부제로 열린 첫 번째 토론회에서는 송현동 땅을 공익 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10월 ‘100인 시민 원탁 토론회’에는 참여시민 중 80.5%가 송현동에 숲‧문화공원을 조성하는 데 대해 찬성했다. 

송현동 부지는 일제 치하 윤택영의 소유였다가 1918년 조선식산은행으로 넘어가 직원 사택 부지가 됐다. 광복 이후 미군정 소유가 돼 미국대사관 직원숙소 터로 활용됐다. 이어 지난 2000년 삼성생명에 매각됐고 2008년 대한항공이 다시 삼성생명으로부터 인수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9년부터 이 땅에 7성급 관광호텔 건립을 추진해 왔으나, 서울교육청은 학교 학습환경을 해친다는 이유로 불허했고, 종로구 역시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으로 호텔 건축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 부지 바로 주변에는 덕성여중·고, 풍문여고 등 학교가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관광진흥법까지 개정하며 적극적으로 호텔 건립을 밀어붙였으나, 여론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며 흐지부지됐다. 대한항공은 행정소송까지 제기했지만 지난 2012년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후 개발 의지가 꺾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2월 부지 매각을 발표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서울시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낸 송현 문화공원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종로구 또한 송현동의 역사문화적 가치에 오랜 시간 주목해 온 만큼,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탄생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