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군자는 늘 때에 맞춰 중에 처해야
시청앞/ 군자는 늘 때에 맞춰 중에 처해야
  • 정칠석
  • 승인 2020.06.11 09:45
  • 댓글 0

[시정일보] 君子之中庸也(군자지중용야)는 君子而時中(군자이시중)이요 小人之反中庸也(소인지반중용야)는 小人而無忌憚也(소인이무기탄야)니라.

이 말은 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군자가 몸소 중용을 실행한다는 것은 군자로서 늘 때에 맞춰 중에 처한다는 것이며 소인이 중용을 어긴다는 것은 소인으로써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중용은 의미보다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군자가 몸소 실행하는 중용은 時中(시중)이라고 했다. 주희는 시중을 隋時處中(수시처중) 즉 때에 맞춰 중에 처한다로 풀이했다. 여기서 중은 지당한 것 즉 지극히 타당한 것 또는 至善(지선)의 것 즉 지극히 최선의 것을 말한다. 이는 또한 대학의 止於至善(지어지선)에서의 지선과 연관돼 있다. 양자는 모두 만사만물의 이치에서 타당함의 극치를 일컫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중은 언제 어디서나 가장 최선의 가장 타당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중용은 權(권)과 變(변)을 중시한다. 權(권)은 常(상)의 상대요 變(변)은 通(통)의 상대로 매사를 처리함에 있어 가장 당면하고 정당하고 합당한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다. 군자는 바로 중이 근본임을 알고 권과 변을 알아 시중할 줄 아는 사람이다. 군자는 모든 것에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바탕 위에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소인은 변화와 융통이 자신의 이익에 치우친 것이며 욕망이 지나친 것이다. 그래서 얼핏 보면 시중인 것 같지만 사실은 중용에 역행하는 것이다.

작금에 들어 여야가 국회법상 상임위원장 선출 시한을 앞두고 국회의장 중재로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법사위원장 쟁점’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데 대해 우리는 심히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미래통합당은 관례에 따라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은 야당 몫이라고 주장해 오다 예결위원장은 양보할 의사를 비쳤으나 법사위원장은 물러설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도 다른 건 몰라도 법사위원장만은 내놓을 수 없다며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국민을 대표하기는커녕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법사위를 서로 갖고 가기 위해 국회를 공전시키고 있다는 것은 유권자인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21대 국회는 지난 동물국회와 식물국회를 반드시 넘어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의만큼은 그 어느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21대 국회 원 구성은 법사위 개혁을 포함해 일하는 국회를 위한 제도적 개선을 함께 이뤄 진정 국민을 위한 국회로 만들어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 대표로서의 맡은 바 소임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