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노선 왕십리역 신설해야” 성동구민 촉구
“GTX-C노선 왕십리역 신설해야” 성동구민 촉구
  • 이승열
  • 승인 2020.06.2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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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토부 주관 ‘GTX-C노선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19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한 주민이 GTX-C노선 왕십리역 정차를 촉구하고 있다.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GTX-C노선의 목적이 수도권 지역 주민들의 도심 접근성 향상입니다. 그런데 서울 강북의 최대 환승지인 왕십리역을 그냥 통과하는 게 말이 됩니까?”

지난 19일 성동구청 3층 대강당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주관 ‘GTX-C 노선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의 발언이다. 

지역주민과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이날 설명회의 최대 화두는 GTX-C노선 왕십리역 신설이었다. 

GTX-C노선은 경기도 양주에서 서울을 관통해 수원까지 연결하는 총 74.8km의 광역급행철도망이다. 내년 착공, 2026년 말 개통이 목표다. 

그런데, 5월말 공개된 국토부의 GTX-C노선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기존 성수동 저층 주거지역을 관통하기로 했던 청량리~삼성역 구간이, 분당선을 따라 왕십리역 지하를 경유하는 노선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 강북 지역 최대 환승지로 손꼽히는 왕십리역이 정거장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지역주민과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도권 지역 주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왕십리역은 총 5개의 지하철(철도) 노선이 정차하는 역세권이다. 지하철2‧5호선, 분당선, 경의중앙선뿐만 아니라 2025년 동북선 경전철의 개통도 앞두고 있어, 명실상부한 수도권 광역교통허브다. 특히 왕십리역은 출퇴근 시 서울의 주요거점을 연결하는 환승역 기능을 수행해, 연간 이용 인원이 1억900만명에 달한다. 이는 GTX-C노선이 정차하는 청량리역(6800만명)의 1.5배가 넘는다. 

GTX-C 노선도

성동구 역시 GTX-C노선의 왕십리역 정차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GTX-C노선은 양주에서 왕십리를 관통해 수원까지 이어지는 총 10개역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GTX-C노선이 지나는 서울 6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성동구만 정거장이 제외돼 있다. 구 관계자는 “청량리역~삼성역 구간 중 환승 효과가 어느 곳보다 탁월한 왕십리역 무정차 통과는 광역급행 철도망 구축 사업의 효율성과 지역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구는 지난 3일 GTX-C노선 왕십리역 신설을 위한 TF를 구성하고, 지난 8일에는 철도전문대학원 교수 등 철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책 자문단과 전략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아울러, GTX-C노선 왕십리역 신설에 관한 타당성 연구용역을 실시, 올 하반기 국토부에 용역 결과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주민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성동구민 박모 씨(56)는 “왕십리역 정차 없이 노선 연결 기능으로만 활용된다는 것은 고스란히 성동구 주민들만 불편을 떠안으라는 소리 아니냐”고 말했다. GTX-C노선 공사기간에는 선로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소음, 진동 등의 피해가 발생하며, 개통 이후에도 철도 환기구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로 주민 불편이 우려된다. 

현재 성동구 누리집에서는 26일까지 GTX-C노선의 왕십리역 정차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또, 동별로 추진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지역 곳곳에서 GTX-C노선 왕십리역 신설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정원오 구청장은 “GTX-C노선의 왕십리역 정차는 성동구민의 이익뿐만이 아니라 서울시민과 수도권 주민 모두의 편의와 효율성을 높이는 당연한 선택으로 반드시 사업 기본계획에 반영돼야 한다”며 “왕십리역 정차가 실현된다면 GTX의 본래 취지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