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치우치거나 모자람 없는 평상의 이치를 실천해야
시청앞/ 치우치거나 모자람 없는 평상의 이치를 실천해야
  • 정칠석
  • 승인 2020.07.0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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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仲尼曰(중니왈) 君子中庸(군자중용)이요 小人反中庸(소인반중용)이라.

이 말은 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중용을 몸소 실천하며 소인은 중용을 어긴다’라는 의미이다.

예로부터 중용의 의미에 대한 논의는 무수히 있어 왔고 그 말들이 또한 실로 복잡다단해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러나 중용의 의미는 사실상 간단하다. 단지 그 의미에 대한 해석의 시각과 실천방법에 대한 견해의 차로 인해 무수하고 복잡다단한 논의를 낳았던 것이다.

朱熹(주희)는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평상의 이치’라고 정의했다. 혹자는 庸(용)을 바뀌지 않는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바뀌지 않는 이치이다. 모두 맞는 말이다. 사실 중용의 핵심은 中(중)에 있으며 庸(용)은 중의 평상성 또는 항상성을 말한 것이다. 즉 중이 갖는 최고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윤리적 사상적으로 체계화한 것이 중용의 사상이다. 중국에서 중용사상이 성립된 것은 아주 오래전이며 사실 시대와 학파를 막론하고 그 근저를 흐르는 사상이 중용사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중용의 실천이다. 어떻게 덕을 올바르게 실현하는가가 문제이다.

작금에 들어 여당이 숫자의 우세를 앞세워 끝내 17개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싹쓸이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여당이 제1야당의 불참 속에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것은 1967년 이후 53년 만의 일로 의원 숫자의 우세를 내세운 의회독재가 시작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국회의장이 야당 의원들의 뜻을 묻지 않고 상임위원을 일방 배정한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군사독재 정권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민주화 세력을 자처해온 현 여당이 하고 있다는 데 대해 우리는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결국 총선에서 압승한 여당이 과거 여당보다 의석을 좀 더 얻었다고 해서 무소불위의 의회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셈이다.

그간 뿌리를 내려온 의회민주주의가 좌초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의회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여당은 일하는 국회를 내세워 야당의 견제 기능을 무력화시키면서 독주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과거 열린우리당이 독주하다가 국민들에게 심판받았던 일을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며 여당은 반면교사로 삼아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야당과 협치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