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 소장 한국 자수 작품 ‘미국 나들이’
서울공예박물관 소장 한국 자수 작품 ‘미국 나들이’
  • 이승열
  • 승인 2020.07.0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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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전 ‘황금바늘: 한국의 자수예술’ 클리블랜드미술관서 개최
서울공예박물관 소장품 65점 등 70점 10월25일까지 전시
전시 전경
전시 전경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서울공예박물관이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직물전시실(Textile Gallery)에서 <황금바늘: 한국의 자수예술(Gold Needles: Embroidery Arts from Korea)>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직물공예를 제작자인 여성의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작은 골무와 보자기에서부터 대형 자수병풍까지 18-19세기 조선시대 여성들이 만든 직물 공예를 통해 그들의 창작 활동에 담긴 예술적 가치와 사회적 맥락을 되짚어본다.

전시는 서울공예박물관 이승해 학예사와 클리블랜드미술관 임수아(Sooa Im McCormick) 학예사가 함께 기획해 6월30일부터 10월25일까지 진행된다. 당초 올해 3월8일 개막했으나 코로나19로 잠정 휴관했었다. 

전시 전경
전시 전경

전시된 공예품은 2년 전 타계한 한국자수박물관 허동화 관장이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한 컬렉션이 중심이다. 자수병풍, 활옷, 보자기, 자수 도구와 소품 등 70점으로 구성돼 있다. 그 중 64점이 서울공예박물관의 소장품이다.

미국 현지 관람객들은 한국 자수 특유의 색채와 미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를 공동 기획한 클리블랜드미술관 임수아 학예사는 “활옷이나 병풍뿐만 아니라, 섬세한 자수로 꾸며진 색색의 골무와 바느질 도구 등에도 현지인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골무, 조선, 20세기 초, 서울공예박물관 소장 (허동화·박영숙 컬렉션)
골무, 조선, 20세기 초, 서울공예박물관 소장 (허동화·박영숙 컬렉션)

한편 클리블랜드미술관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동서양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미술관이다. 특히,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아시아 미술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한국실(Korean Gallery)을 개관해 관람객들에게 한국의 문화 또한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클리블랜드미술관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유물 중 하나인 활옷(조선, 19세기 후반)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조선시대 여성들이 규방에서 만들었을 활옷은 당시 남성 문인화가들의 작품과 달리 화려하면서도 발랄한 미감을 담고 있다. 모란, 나비, 연꽃 등의 섬세한 문양이 돋보이는 중요한 소장품이다.

김정화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유서 깊은 한국 자수문화의 전통과 무명 여성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재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미술관장 윌리엄 그리스월드(William M.Griswold) 박사는 “이번 전시는 여성의 관점으로 여성의 문제를 부각해 조선시대 자수미술을 새롭게 조망했다”며, “조선시대 한국의 자수미술을 클리블랜드의 관람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