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편애가 매사를 망칠 수 있어
시청앞 /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편애가 매사를 망칠 수 있어
  • 정칠석
  • 승인 2020.08.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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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故(고)로 諺有之(언유지)하되 曰(왈) 人莫知其子之惡(인막지기자지악)하며 莫知其苗之碩9막지기묘지석)이라 하니라. 此謂身不修(차위신불수)면 不可以齊其家(불가이제기가)라.

이 말은 大學(대학) 修身(수신)편에 나오는 말로써 ‘그러므로 속담에도 있다시피 말하기를 사람은 자기 자식의 나쁜 점은 알지 못하는 법이며 자기 싹이 큰 줄은 알지 못하는 법이다. 이런 것을 두고 자신이 수양되지 않으면 자신의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 수 없다고 한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인간관계의 첫 걸음이 부모·자식·형제·친척으로 이루어진 가족 또는 집안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다른 어떤 인간의 관계보다도 가까운 만큼 편애하는 것도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이기 쉽다. 특히 대표적인 것이 부모의 자식 사랑이다. 자식의 잘못을 꾸짖는 이웃을 오히려 탓하는 부모, 자식이 원한다면 무엇이든 해 주려는 부모, 자식의 출세를 위해 비리도 서슴치 않으려는 부모 등등 모두가 한치 앞을 못 보는 맹목적인 편애이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 자식이 사회에 봉사할 리 없으며 그런 사람만이 가득 찬 사회에 화평이 있을 리 없다.

자기를 수양하는 것은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고 나아가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경영하는 것의 뿌리요 첫걸음이다. 자신이 수양돼야만 형제와 다툼이 없게 되고 부모가 되어 자식을 편애하지 않게 되고 자식이 되어 부모를 저버리지 않게 되어 집안이 가지런히 된다.

작금에 광복회장이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민족 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평생 독립운동에 투신하며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도 지냈으며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건국 대통령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세우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이다.

물론 해방 직후 한반도를 공산화하려는 북한 김일성 일파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급박한 상황에서 일부 친일 경력 인사를 기용한 측면은 있다. 그렇다고 해서 광복회장이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을 대통령 직함 없이 이승만이라고 부르고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매도하는 것은 결코 온당한 처사라 할 수 없다. 또한 안익태 선생이 작곡한 올림픽 등 국제행사에서 애창하고 있는 우리국가를 대표하는 애국가나 국립현충원 묘 이장을 언급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생각된다.

역사와 보훈의 문제는 어떠한 경우라도 편향되고 정략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이번 경축식에서 국민 분열을 부추기고 소모적인 이념 논쟁을 유발한 광복회장의 발언은 국민통합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