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모자람이 없는 평상의 이치를 실현해야
시청앞/ 모자람이 없는 평상의 이치를 실현해야
  • 정칠석
  • 승인 2020.09.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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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仲尼曰(중니왈) 君子中庸(군자중용)이요 小人反中庸(소인반중용)이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서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중용을 몸소 실천하며 소인은 중용을 어긴다’라는 의미이다.

朱熹(주희)는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평상의 이치’라고 정의했다. 예로부터 중용의 의미에 대한 논의는 무수히 있어 왔고 그 말들이 또한 실로 복잡다단해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러나 중용의 의미는 사실상 간단하다. 단지 그 의미에 대한 해석의 시각과 실천방법에 대한 견해의 차로 인해 무수하고 복잡다단한 논의를 낳았던 것이다. 혹자는 庸(용)을 바뀌지 않는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바뀌지 않는 이치이다. 사실 중용의 핵심은 中(중)에 있으며 庸(용)은 중의 평상성 또는 항상성을 말한 것이다. 즉 중이 갖는 최고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윤리적 사상적으로 체계화한 것이 중용의 사상이다. 중국에서 중용사상이 성립된 것은 아주 오래전이며 사실 시대와 학파를 막론하고 그 근저를 흐르는 사상이 중용사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중용의 실천이다. 어떻게 해 덕을 올바르게 실현하는가가 문제이다. 그 첫 마디가 군자는 중용을 몸소 실행하고 소인은 중용을 어긴다고 말했다.

작금에 들어 당정청이 코로나19 사태로 큰 피해를 본 고용취약계층과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2차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까지 실시되면서 600만명이 넘는 자영업자·소상공인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은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파산 기로에 선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정부와 여당의 재난지원금 선택적 맞춤형 지원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선별 기준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선별과 지급 금액 등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형평성과 공정성 시비가 일 개연성을 최소화해 치우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평상의 이치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선택적 맞춤형 지원을 위한 행정낭비와 지원에서 소외된 계층의 반발심이나 배신감 등을 따진다면 오히려 1차 지원과 같이 전 국민에게 골고루 균등하게 지급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 어느 방법이든 더 이상 포퓰리즘식 재정 살포를 용인해서는 안 되며 어쩔 수 없이 4차 추경을 편성한다지만 한시도 국가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