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화의 세상, 도덕성 회복운동
상품화의 세상, 도덕성 회복운동
  • 시정일보
  • 승인 2007.05.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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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광 희 기획취재국장


요즘 세상을 정도와 도덕이 땅에 떨어진 세상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확실히 정도는 어디에도 없고 도덕은 땅에 떨어졌다. 언론에 크게 보도되는 엄청난 사건은 차치하고라도 우리의 일상사에서 도덕이 어느 정도 땅에 떨어지고 있는가를 거의 매일과 같이 접한다.
한 걸음이라도 남을 앞지르기 위해 사람의 어깨를 치기가 예사이다. 사람대접을 제대로 하지 않을 뿐더러 사람을 속이고 선동을 하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염치없는 행동이 한 둘이 아니다.
그래서 땅에 떨어진 도덕을 다시 주워 담자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도덕이 땅에 떨어진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몇 백년 전에도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는 말들이 옛 기록에 수없이 나온다. 버릇없는 젊은 세대를 개탄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나 말하자면 도덕이 땅에 떨어진 세상이란 표현은 요새 세상에 대한 정확한 성격규정이 되지 못한다. 옛날 세상도 도덕이 땅에 떨어진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요새 세상은 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세상이다. 이것이 도덕이 땅에 떨어진 세상이란 말보다 요새 세상의 특성을 더 분명하게 나타내는 말이 아닌가 싶다. 자본주의의 승리와 더불어 사회활동 모두가 상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소와 친절까지 상품화한다. 사회발전 단계가 높으면 높을수록 상품화의 영역 또한 커지고 있다.
물도 상품이 되고 공기도 이제는 공짜가 아니다. 지난날 공짜로 마셨던 샘물과 개울물이 생수의 형태로 판매된지 오래전이다. 물은 아마 멀지않은 장래에 최고의 수출입 상품이 될 것이다.
시골의 들길과 산길, 해변마저 상품화하고 있다. 입장료를 내야 들길과 산길 해변을 산책할 수 있을 정도가 돼버렸다. 발길이 닿은 곳마다 사유(私有)의 철책이 쳐지고 있다. 나와 네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었고 자유롭던 자유공간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생명도 상품화된지 오래다.
혈액과 장기가 상품으로 거래된다. 상품화한 인간 생명의 값 역시 상품유통 과정에 끼어든 의료 로비스트와 의료시스템의 비대화 때문에 갈수록 비싸지고 있다. 한마디로 인간과 사회, 지구가 상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상품이 될 수 없는 가치는 이제 어떠한 관심도 끌지 못한다. 사회정의, 형제애, 연대와 박애 같은 것을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고 있다.
모든 것의 상품화와 함께 산업구조도 따라서 달라졌다. 미국의 경우 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유통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75%를 넘어섰다. 고용인구에서 차지하는 유통서비스 부문 고용인구의 비율 또한 80%에 달한다.
이 비율이 1백년 전에는 17%가 채 안되었다. 공장과 공장 굴뚝의 검은 연기 노동규율로 상징되던 산업 자본주의가 일체의 상품화 현상 속에서 빛을 잃었다. 노동계급, 노동조합, 노사관계의 성격도 달라졌다. 노동계급은 더 이상 현대의 메시아가 아니다.
이것이 요새 세상의 모습이다. 자유시장 이데올로기의 승리와 함께 찾아온 이 대안 부재의 요새 세상의 모습 앞에 사람들이 넋을 놓고 있다. 이제라도 우리사회가 도덕성 회복운등을 벌이자. 그래서 인간성이 빛나던 지난날의 그 좋았던 시절로 돌아가자. 이에 신정신문은 창간 19주년을 맞아 도덕성 회복운동에 앞장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