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위정자는 수신제가하고 치국평천하해야
시청앞/ 위정자는 수신제가하고 치국평천하해야
  • 정칠석
  • 승인 2020.10.0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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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는 先治其國(선치기국)하고 欲治其國者(욕치기국자)는 先齊其家(선제기가)하고 欲齊其家者(욕제기가자)는 先修其身(선수기신)하니라.

이 말은 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옛날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렸고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리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집안을 가지런히 관리했고 자신의 집안을 가지런히 관리하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을 수양했다’는 의미이다.

옛날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했던 사람이란 옛날의 성왕 堯(요)·舜(순)·禹(우)·湯(탕)·文武(문무) 등을 일컫는다. 이들은 완전한 인격을 갖추고 최고의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역사상 덕치주의를 완성시킨 전형적인 예로 등장한다. 근본과 말단을 알고 먼저 할 것과 나중에 할 것을 깨달아 실천에 옮기는 것이 군자의 모습이다. 군자의 수양은 여기서 끝나지 않으며 밝은 덕을 밝혀 백성을 새롭게 한다고 했는데 백성을 새롭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자신이 타고난 인격완성의 소질을 계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야말로 군자가 할 일의 마지막 단계이며 군자라면 누구나 이에 뜻을 두고 매진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뜻을 두었다고 해서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는 것은 말단이요 나중에 할 일이기 때문이다. 천하 사람들이 밝은 덕을 밝힐 수 있게 하려면 먼저 천하보다는 작은 규모인 한 나라를 잘 다스려야 하며 한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먼저 그보다 작은 규모인 한 집안을 문제없이 잘 관리해야 하며 한 집안을 문제없이 잘 관리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잘 수양해야 한다.

작금에 들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외교부가 국민들에게 해외여행 자제를 요청하는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상태에서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요트 구매와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특별여행주의보는 해외여행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지만 불필요한 국가 간 이동을 통해 코로나19가 국내에 재유입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로 국민에게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해 협조를 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 대다수는 코로나19 확산의 우려 때문에 이를 잘 준수하고 있다. 꼭 필요한 기업 활동이나 친지 방문 등 매우 중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주무부처인 외교부 장관 남편이 외교부의 권고를 도외시한 채 미국 여행을 떠난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물론 강 장관이 “송구스럽다”고 했지만 코로나가 재유행하는 시기에 정부 지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국여행을 가는 게 과연 정상 생활인지 우리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