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남북한 청소년의 차이
기고/ 남북한 청소년의 차이
  • 원선화 원장
  • 승인 2020.10.22 12:30
  • 댓글 0

원선화 원장(위기청소년복지교육진흥원)
원선화 원장
원선화 원장

[시정일보]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지도 어연 10년이 지났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는데 영상으로 봐도 북한이 변화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실제와 현실이 다른 두 세계여서 어느 정도 진실의 모습일지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정든 고향이라 조금만 변한 모습이 보여도 가슴을 뛰게 한다.

그리워 눈물나도록 가고 싶은 내 고향 북한 땅! 오늘은 그리움을 담아 북한청소년과 남한청소년의 여가생활의 진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나는 오로지 미래의 대한민국은 청소년들이 주관하는 통일 한국이기를 바라며, 청소년들 위한 문화복지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청소년활동을 연구하면서 가슴시리도록 아프게 생각하였던 것은 어디에 살던 청소년들은 여유도 없이 고된 생활의 연장임을 생각하게 하였다.

북한의 학교학생들은 방가 후면 농촌지원활동과 과외활동이란 이름으로 늘 노동과 부역에 시달린다. 시간표 뒤에는 늘 곡괭이 등의 노동도구들이 적혀있다. 농장의 주인들은 어디로 가고 학생과 군인들이 농사를 감당하고 있다. 북한아이들 삶에 여유란 있을 수 있을까?

요새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학원이 아니면 과외활동 학습에 엄청난 열정을 쏟고 있다. 또한 부모님의 극성스러운 학구열 때문에 청소년들은 낮과 밤에도 책속에 묻혀 어른들이 감당하여야 할 경쟁세계에 치여 한 치의 여유도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아마도 나의 이러한 글을 보면서 남한의 많은 분들은 북한학생들은 학업엔 전혀 관심이 없지 않나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북한은 계급과 계층이 분명한 구조로 정치적 화합의 사회주의를 운영해 가고 있다. 이러한 영향이 학생들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출신성분이 타고난 집안의 자녀들은 이미 부모의 의사에 따라 대학은 물론 직업까지도 정해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 평범한 가정의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피와 눈물로 삶의 한순간을 연명해 가고 있다. 이러한 삶의 멍에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피를 물고 공부하는 북한청소년들을 상상해 보시라!

평양 제1고등학교는 출신성분에 의하여 이미 정해져있는 서열 화된 학교이다. 하지만 지방의 각 도 마다 존재하는 제1고등학교는 그야말로 “볼 것 없는” 집안의 자녀들이 피를 물고 학업에 매진하여 최우수성적을 가져야만 갈 수 있는 학교이다.

여기서 우수한 성적으로 뽑힌 청소년들은 다시 북한 요소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연구기관으로 들어간다. 다시 말하여 자녀 한명이 결국에는 가족 전체를 책임지게 되는 것이다. 자녀 한명이 평양으로 뽑혀가 어떠한 일을 하는가에 따라 온 가족이 평양으로 올라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북한 남학생의 경우는 학교를 졸업하는 동시에 만 17세-18세 군복무 생활을 강요당한다. 근 10년이라는 긴 군복무를 마치고 나면 이미 청소년으로서의 삶은 끝나는 것이다. 이것이 북한 청소년들의 생활환경이다.

북한의 청소년들은 목숨을 연명하며 살아남기 위하여, 또한 남한의 청소년들은 오로지 경쟁사회에서 낙오자가 아닌 승리자가 되기 위하여, 이렇게 북과 남 청소년들은 치열한 삶의 가파른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다.

나는 북에서 청소년기와 대학생 생활을 보냈다, 남한에 와서 남한의 청소년들을 바라보고 있다. 과연 북과 남은 어떤 환경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가. 이에 곰곰이 생각해 본다

북한의 청소년들은 삽과 곡괭이를 들었을 지언즉 그래도 그들만의 웃음과 희희낙락 애로 속에서 나름의 인생고를 찾으며 그들만의 길을 가고 있다. 하지만 남한의 청소년들을 보라! 끊임없이 부추기는 경쟁 사회 속에서 깡그리 학업에 매진하여도 뚫고 들어갈 자리가 없어 좌절을 한다. 그리고 “따돌림” “왕따” 라는 또 다른 날카로운 쇠 그물 속에 옥죄어 천금 같은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가슴이 아프다.

왜? 무엇 때문에 웃고 웃어도 모자랄 청소년기에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청소년기를 보내야 만하는 것인가? 중, 고등학교 청소년 여가프로그램을 실행하면서 놀라웠던 사실은 여가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부적응아 청소년“이 많다는 사실이다.

여가탐방 프로그램을 통하여 힘들고 지진 삶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하루의 여유시간이라도 즐겁게 보내라 선물 같은 시간을 주고 싶었던 나에겐 정말로 가슴 아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 땅에서 태어난 것이 청소년들의 죄는 아니다. 그 아이들의 꿈과 웃음을 지켜주고 찾아 주어야 하는 것이 바로 많은 교육자들과 이 나라 성인들이 하여야 할 첫째가는 중대한 과업이다. 아이들의 웃음이 사라진다면 이미 그 나라는 미래가 없다.

오늘 하루가 아무리 힘들고 가혹하다 하여도 많은 진실한 사람들이 청소년들의 웃음과 미래를 지켜 가기 위하여 낮과 밤을 이어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기 바란다. 이제 청소년들도 그 누구의 삶이 아닌 자신만의 길, 자신을 위한 진정한 청소년기를 보내기를 간곡히 바란다.

통일 한국으로 비상히 떠오르게 될 그날에, 우리 청소년들이 가야할 길은 또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다울 것인가? 그날에, 남과 북 청소년들이 두 손을 얼싸 안고 함께 웃고 떠들어댈 그 순간을 그린다. 통일이여 어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