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노원 ‘힐링 달빛 산책’ 일상회복과 방역의 공존
[현장] 노원 ‘힐링 달빛 산책’ 일상회복과 방역의 공존
  • 황윤서
  • 승인 2020.10.2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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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현천 '달빛 투어' 코로나 블루에 지친 구민들 마음에 '힐링'제공해
23일, 노원구 당현천 일대,성서대 앞‘바닥분수 노천극장(사진 위)에서, 오후 6시 '노원 달빛축제' 개막식이 열렸다.
23일, 노원구 당현천 일대,성서대 앞‘바닥분수 노천극장(사진 위)에서, 오후 6시 '노원 달빛축제' 개막식이 열렸다.

[시정일보] 노원구(오승록 구청장)가 코로나 19 장기화 여파에 따른‘집콕(집에 콕 박혀있는 사람들)’피로감이 누적된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쌀쌀한 가을 밤 노원을 따스한 달빛으로 수놓은‘2020 노원달빛산책’축제를 23일 개막했다. 이는 본래 작년 11월부터 구가 기획한 행사로, 최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수차례 연기됐으나, 코로나 블루로 지친 구민들의 마음을 치유하고자 고심 끝에 구는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산책로를 거닐다 바닥에서 발견한 문구. 구의 감성적인 세심함이 돋보인다. 사진 시정일보
산책로를 거닐다 바닥에서 발견한 문구. 구의 감성적인 세심함이 돋보인다. 사진 시정일보

장소는 노원 주민의 산책 명소인 당현천 (당현 3교 어린이교통공원에서 새싹교 수학문화관까지 2km 구간)일대 코스로, 다음 달 15일까지 24일간 연이어 진행된다. 행사장 입구인 당현3교 메인게이트를 시작으로 당현1교, 당현2교, 양지교, 새싹교 순으로 이어진 구간 상공엔 조명으로 만든 달빛을 형상화한 빛 퍼포먼스가, 지나가는 하천 곳곳엔 달빛을 머금은 구조물이 일정 거리마다 자리해 다양한 포토존을 형성했다.

행사에 참가한 구민들이 구가 마련한 다양한 조형물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 시정일보
행사에 참가한 구민들이 구가 마련한 다양한 조형물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 시정일보

 

'달빛산책로' 전체 구간을 알리는 포스터. 사진 시정일보
'달빛산책로' 전체 구간을 알리는 포스터. 사진 시정일보

이날 개막식은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성서대 앞‘바닥분수 노천극장에서 오후 6시 식전 축하공연인‘카타’의 버스킹 음악에 맞춰 시작됐으며, 밤 10시에 마무리됐다.  

버스킹 음악이 끝나자, 참석 내빈과 축사 등이 소개됐고, 이어 달빛 서막을 알리는 화려한 점등식이 약 30분간 펼쳐져, 당현천 일대와 행사장을 찾은 주민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밝게 비췄다.

이어, 세컨드 윈드 스테이지(안무 안지형 교수)무용단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꿈꾸는 달’에서 얻은 예술적 영감을 감각적인 한국 창작 안무로 펼쳐내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당현천을 밝히는 '노원달빛축제' 개막식을 축하하는 '세컨드 윈드 스테이지' 무용단의 '꿈꾸는 달' 공연 모습. 사진 시정일보

이번 축제행사의 메인 테마‘달빛’은 예부터 우리 민족에게 희망과 평화의 상징이자 칠흑 같은 어둠을 밝히는 한 줄기 빛을 의미한다.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전영일 예술감독은,‘달빛 산책‘ 축제명은,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적 관점을 접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별 작가전으로 준비된 각 조형물은 안전거리 2km 간격으로 안심 배치했다”며, 느린 호흡으로 작품의 서정성과 늦가을 밤의 풍경을 편안하게 감상하시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행사는 예술적 깊이를 더한 특별 작가 7인의 작품 외에도, 달빛을 주제로 한 50여 점의 다양한 등(燈) 작품도 선보였다. 또 산책로 곳곳에 펼쳐진 환상적인 입체 영상과 경관 조명도 마련됐으며, 어린 아이들을 위한 돌고래,기린 코끼리, 캥거루 모형의 ‘동물농장’과 어르신의 향수를 자극하는 ‘가야금 켜는 남자’, ‘초가집’, ‘부채를 든 여자’, ‘쥐불놀이’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조형 작품들이 행사장 곳곳에 설치됐다.

달빛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조형물과 상공의 빛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사진 시정일보
달빛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조형물과 상공의 빛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사진 시정일보

아울러 ‘달빛의 향연’이라는 주요 테마에 맞춰 구가 마련한 신비로운 우주의 모습이 구현된 ‘반딧불이’, 레이저와 음향효과로 표현한 ‘밤마실’, ‘당현천을 향해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 모습’ ,‘달빛과 함께 깊은 어둠을 밝히는 촛불’ 등의 작품은 코로나19로 각박한 일상에 지친 주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재차 위로한 것은 물론 축제의 의도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켰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콜롬비아 우주왕복선을 본 떠 만든 ‘우주왕복선’ 은 행사 내내 어린아이부터 어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주민들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끈 이 조형물은, 인천의 한 장인이 제작한 작품으로, 우주선이 발사되는 ‘역동적’ 형상을 재치있게 재현한 것이다. 구 관계자는 “달빛 축제를 앞둔 오 구청장이, 우주왕복선 소식을 접한 후, 축제 때 구민들에게도 꼭 공유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직접 인천까지 달려가 특별히 구해 온 작품”이라며 우주왕복선을 소개했다.

오 구청장이 구민을 위해, 인천 장인으로부터 직접 공수해 온 '우주항공선 (NASA)'이 하늘로 발사(사진 위)되는 장면.
오 구청장이 구민을 위해, 인천 장인으로부터 직접 공수해 온 '우주항공선 (NASA)'이 하늘로 발사(사진 위)되는 장면. 사진 시정일보

한편 이날 행사는 코로나 시대가 장기화됨에 따라 자연스레 사라진 대규모 야외 주민축제라는 역사적 현장이었던 만큼 인근 주민들의 발길은 물론 다양한 방송국과 신문사 기자들이 현장을 찾아 취재 경쟁을 벌였다.

상계동에서 어린 자녀와 함께 축제 현장을 찾은 한 주민은 “코로나로 인해 외출을 거의 못했다”며, “우리 구에서 이런 행사가 진행돼 아이들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마음이 시원하다. 두루 좋은 작품들이 많았지만, 부모다 보니 아이들 눈높이를 고려한 동물 조형물이 특히 마음에 든다”고 평했다.

현장에 있던 구 관계자는 “작년에도 구에서 등 축제는 열렸지만, 올해 유달리 신경 쓴 점이 있다”며 “방역 조치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특히 언급했다. 구는 이를 위해 “관객석에 꽃을 놓아 관람객 간 적정거리 유지에 힘쓴 것은 물론, 작년처럼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조형 설치물 간 거리 역시 작년 대비 3배 이상 늘린 2km 거리로 측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는 이번 행사에서 자치구 주민을 ‘작품 해설사’로 내세우는 ’시민 도슨트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이 밖에도 구는 관람시 거리두기 방역 수칙을 주민들이 거부감 없이 준수할 수 있도록, 곳곳에 다수의 행사 스텝과 방역 퍼포먼스 연극인까지 따로 배치해 행사가 원만하고도 유쾌하게 진행되도록 세심한 배려를 더했다.

다음은 오승록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점등식 행사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시정일보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점등식 행사를 마친 후 시정일보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시정일보

-많은 주민들이 행사에 참여했다. 오늘 행사를 보신 소감은.

"올해 처음으로 진행하는 오프라인 축제다. 오늘 이 축제를 개최한 것만으로도 감회가 새롭다. 축제 행사장을 찾은 많은 주민분들이 감사하게도 전원 마스크를 쓰고 자체적으로 방역 조치를 준수해 주셨다. 아울러 행사를 통해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시는 주민 한 분 한 분 표정을 살펴보니 정말 오랫동안 억눌려있던 감정들을 해소하신 듯 보였다. 주민들의 이런 모습을 보니 저 또한 덩달아 감개무량하고 기분이 좋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지역축제가 대부분 취소되거나, 온라인 축제로 전환하는 분위기에서 특별히 오프라인 축제를 개최하신 이유는.

"이번 행사는 야외 행사의 장점을 살리는 친환경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의도로 기획했다. 당현천은 코로나 2.5단계 방역 시행 기간에도 다수의 노원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많이 산책하는 곳이다. 그래서 우리 구는 앞서 주민들이 이곳을 안심하고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게, 우선 하천변 주위에 시각적 환경 조성을 더하는 꽃을 많이 심어 자연 친화적인 쾌적한 환경으로 개선했다. 이어 작년 하천 주변 꽃 구경을 위해 일부러 이곳을 찾은 주민들을 위해, 우리 구는 꽃 주변 곳곳에 흥미로운 전시물을 600미터 간격으로 빽빽히 설치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 방역 수칙을 고려해 띄엄띄엄 전시물을 설치했다. 따라서 오프라인 축제에서 우려하시는 관람객이 한 곳에 밀집되는 문제점을 구는 사전에 방지했다고 볼 수 있다. 자연스레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는 안전한 환경에서 행사가 진행된 것이다."

-구청장으로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안다. 축제와 경제 활성화가 서로 접목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나.

"그렇다. 축제 본연의 취지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있다. 최근 타지역은 코로나19로 온라인 축제로 전환하거나, 아예 지역축제가 잇따라 취소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우리 구는 축제도 하면서 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창출해 보고 싶다. 더 고민해 보겠다."

-‘달빛 등축제’외에 향후 노원구에서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행사가 있다면.

"현재로선 없다. 보시다시피 날이 갈수록 추워져 야외 행사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12월 마지막 날 제야의 종소리 행사 정도는 기획 중이다. 행사가 진행된다면, 이 역시 코로나 정국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주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진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