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언행은 시대와 장소 초월 천하의 법도와 준칙 돼
시청앞/ 언행은 시대와 장소 초월 천하의 법도와 준칙 돼
  • 정칠석
  • 승인 2020.10.2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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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是故(시고)로 君子動而世爲天下道(군자동이세위천하도)하며 行而世爲天下法(행이세위천하법)하며 言而世爲天下則(언이세위천하칙)하니 遠之則有望(원지즉유망)이요 近之則不厭(근지즉불염)이라.

이 말은 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그러므로 군자가 움직이면 대대로 천하의 도가 되고 행하면 대대로 천하의 법도가 되고 말을 하면 천하의 준칙이 되니 멀리서는 그 덕이 이르기를 바라고 가까이에서는 싫어할 줄을 모른다’는 의미이다.

하늘의 이치를 알고 사람의 도리를 실천하는 성인이 몸소 남긴 언행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만인의 모범이 된다는 것을 말했다. 군자의 언행이 대대로 천하의 법도와 준칙이 된다는 것은 시대를 초월함을 말한 것이요. 멀리서는 그 덕이 이르기를 바라고 가까이에서는 싫어할 줄 모른다는 것은 장소를 초월함을 말한 것이다. 성인은 진리를 체득한 자이며 성인의 언행은 진리를 구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는 동서양에 걸쳐 성인의 언행을 늘 만인의 가슴속에 남아 생활의 규범이 되고 행위의 준칙이 됨을 보고 있다. 특히 공직자의 언행은 모든 국민이 지켜보게 된다. 그만큼 중요하고 또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작금에 국정감사가 보는 눈과 듣는 귀를 의심할 정도의 저질 언행으로 얼룩졌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과방위원장에게 야당 간사가 자신의 발언을 중간에 끊었다고 항의하면서 말싸움이 시작됐다. 주위의 만류로 둘은 떨어졌지만 이 위원장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분이 안 풀린 듯 정회를 선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다가 내동댕이치는 모습이 국회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국민들에게 그대로 방송됐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이 벌인 행태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장면이었다. 상스러운 욕설과 “한 대 쳐 볼까”라며 팔을 들어 폭행 위협을 가하는 대목은 그야말로 저잣거리의 시정잡배와 뭐가 다른지 한심하기 짝이 없는 행위였다.

21세기를 맞아 모든 것이 초스피드로 변하며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우뚝 서고 있는데 유독 우리의 정치만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십 년 전 봤던 정치인들의 저질 언행이 선진국으로 변해가는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는 건 믿기 힘든 일이 아닌가 싶다. 하늘의 이치를 알고 사람의 도리를 실천하는 성인이 몸소 남긴 언행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만인의 모범이 된다는 중용에 나오는 글귀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우리는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