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대한노인회 김호일 회장에게 바란다
시정칼럼/ 대한노인회 김호일 회장에게 바란다
  • 임춘식 논설위원
  • 승인 2020.11.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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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논설위원
임춘식 논설위원
임춘식 논설위원

[시정일보]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중앙회의 제18대 김호일 회장이 오늘(11월3일) 당당하게 취임했다. 그러나 대한노인회는 조용한 축제 분위기다.

김호일 회장은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제14·15·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 풍림아이원 경로당 회장을 거쳐 대한노인회 중앙회 고문, 그리고 서울시연합회 명예총재도 지낸 속칭 거물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한노인회 회장 선거에 3번 도전한 끝에 7년 만에 뜻을 이뤄냈다. 특히 2전 3기의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 기록을 남겨 화제 거리가 되었다. 어쨌듯 대한노인회는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무엇보다도 회장 선거기간 중 김호일 입후보자는 핵심 공약들을 줄줄이 발표하면서 차별성 부각에 안간힘을 섰다. 향후 4년 동안 노인회 발전을 어떻게 이끌고, 어떻게 발전시키겠다는 미래 지향적 공약들을 쏟아냈다.

그의 공약은 공통분모도, 차별성이 돋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대한노인회의 발전과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의지와 취지가 남달라 보였기 때문에 회장에 당선 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력만큼 다양한 공약, 판단은 이제 노인의 몫이다. 앞으로 그의 공약 이행사항도 지켜봐야 한다. 그래야 회장이 바뀔 것이고, 대한노인회 조직 문화가 아름다워질 것이다. 예전에는 어차피 선거공약은 공약(空約)이고 선거용일 뿐이며, 당선된 사람의 선거공약이 그의 임기동안 실제 지켜졌는지 확인해 본 적도 전혀 없다.

선거는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게임이다. 입후보자들도 이 때문에 '후대의 평가'보다는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다. 그러다 보니 노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근시안적 공약의 유혹도 매우 많았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노인 정책 연구·개발에 참여했던 경험적 지혜를 바탕으로 통 큰 노인복지 실현을 구상하고 있어 다행스럽다,

예를 들면 “대한노인회가 법정단체로 승격되면 모든 위상이 달라진다”면서 올챙이의 탈바꿈에 비유했다. 그리고 “대한노인회법에 의해 국비가 지원돼 숙원사업이었던 지회장 판공비, 직원 급여, 노인복지 시설 사용 문제 등이 한꺼번에 해결 된다”고 호언장담했다. 공약 제1호이기 때문에 관심이 커 몰표로 당선된 것이다

뿐만 아니다. 노인행복부 신설과 버스·지하철 무임승차도 공약 중 하나이며, 여성, 장애인 전용주차장처럼 노인전용 주차장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제도 개선과 지지체와의 관계 해소라는 과제를 안고 있어 이행까지는 산 넘어 산만 보인다. 그러나 김 회장은 노인인구 800만 시대에 걸맞은 명실상부한 노인 단체의 힘을 과시하겠다는 구상이다.

돌이켜 보면 역대 대한노인회 회장들도 줄곧 노인의 복지향상과 권익신장, 그리고 노인자원봉사활동 진흥을 통해 노인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대한민국 대표 노인단체로 거듭나게 만들고, 특히 산적한 노인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인권익보호운동을 범조직적으로 전개해나가겠다“고 말해 노인들로부터 큰 박수도 받았다.

어쨌든 대한노인회는 노인의 권익신장과 복지증진을 위해 각종 활동을 추진해 왔고 최근 고령 사회를 맞아 위상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전국 6만7,000여 경로당을 이용하는 65세 이상 노인이 무려 300여만 명에 달한다. 그래서 회장은 대한민국 800만 노인을 대표하는 국내 최대 노인 단체의 수장이다.

‘우리는 사회의 어른으로서…’ 로 시작하는 대한노인회 노인 강령의 첫 번째 실천요강은 ‘우리는 가정이나 사회에서 존경받는 노인이 되도록 노력한다’로 명시되어 있다. 이 강령이 휴지조각이 아닌지 되돌아보시라. 대한노인회 이제 변화해야 산다. 노인은 늙은 사람이고, 어르신은 존경받는 사람이다. 우리 사회에서 ‘어른다운 노인’ ‘존경받는 노인’은 어떤 모습일까.

1969년 창립이래. 대한노인회는 “낡은 제도로는 대한노인회를 제대로 이끌 수 없다”, “모두가 행복한 노인사회, 신뢰받는 대한노인회를 건설하자”, “실추된 명예와 도덕성을 회복하여 대한노인회의 위상을 정립하자”고 했지만 전임 제16·17대 회장은 불명예스럽게도 중도퇴진이라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그래서 대한노인회는 이제부터 스마트하게 조직이 혁신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앞으로 김호일 회장은 반드시 노인의 복지향상과 권익신장, 그리고 노인자원봉사활동 진흥을 통해 ‘노인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대한민국 대표 노인단체로 거듭나게 만들어야 한다. 특히 산적한 노인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인권익보호운동을 범조직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 지자체와의 노인복지 동반 관계 확립, 중앙회 연합회 지회의 조직 강화, 노노케어 확산을 통한 경로당 사업 활성화, 취업 및 일자리 확대, 노인의 사회 참여확대 등을 통해 노인의 가치와 역할을 제대로 인정받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제는 성숙한 노인들이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특히 65세 이상 800만 노인 중 지역사회 내의 경로당을 이용하고 있는 대한노인회 회원들이 지켜보고 있지 않는가. `대한노인회다운 노인회 건설`이라는 개혁의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