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도 국정도 없는 이런 국정감사 더 이상 필요한가
사설/ 국민도 국정도 없는 이런 국정감사 더 이상 필요한가
  • 시정일보
  • 승인 2020.11.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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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민생이나 정책과는 거리가 먼 맹탕 국감으로 최악의 이미지만 남기고 마감해 국감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국정감사는 국정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국민의 알권리와 행정의 책임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헌법 제61조 ‘①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하여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또는 증인의 출석과 증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는 국가 최고법에 따라 국민 전체의 대표이자 입법부의 구성원으로서 국민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고 보호하기 위해 국정을 운영·감독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국정의 잘잘못을 따지고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는 국감의 원래 취지를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는데 대해 우리는 아연해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대표로써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국정의 잘잘못을 따지기는커녕 이번 국정감사는 여야가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한 체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일관하며 국민도 국정도 없는 그런 국정감사가 아니었나 싶다.

국정감사에 임하면서 여당은 코로나 국난 극복과 민생, 미래전략, 평화에 초점을 두겠다고 약속하고, 제1야당은 국정 난맥상과 정권의 실정을 알리는 데 치중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는 말로만 서비스하는 철저한 구호로 끝나고 말았다.

국정감사는 각 정부 부처의 정책이 제대로 수립되고 당해 연도 예산이 적정하게 제대로 사용되었는지를 감사함으로써 그 이듬해 예산 심의에 중요한 자료와 토대를 제공하는 데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

물론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중요한 기능으로 여야 간의 정쟁의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나 그렇다고 매년 예외 없이 국민의 살림살이나 정책보다는 여야 정치세력 간의 정국주도권 쟁탈을 위한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일관함으로써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과연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가 맞는지 의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런 국정감사를 매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심각한 회의를 갖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쟁점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어김없이 올해도 막말과 호통, 욕설과 삿대질 등이 난무하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들이 그대로 재연돼 정치가 4류라는 항간의 말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도록 했다.

정부 정책의 잘잘못을 따지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 국감의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도록 해 국민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한 국정감사가 아니었나 싶다.

시대가 변해도 우리나라의 정치만큼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국민적 비판을 국회의원들은 철저히 반성해 더 이상 당리당략에 따른 정쟁국감, 맹탕 국감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국회 스스로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