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글이 곧 문화 경쟁력이다
기자수첩/ 한글이 곧 문화 경쟁력이다
  • 이윤수
  • 승인 2020.11.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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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수 기자 / sijung1988@naver.com

 

[시정일보 이윤수 기자] 한 TV 예능프로그램을 보는 중 출연자들이 훈민정음이라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야기할 때 한국어로만 말을 할 수 있고, 영어 단어가 포함돼 있는 말을 하면 벌칙을 받는 게임이다. 게임 중 한 연예인이 차를 타고 지나가다 간판을 보고 말을 했다가 그 단어가 외국어가 포함된 단어여서 게임에서 패했다.

그 단어는 바로 ‘망원안내센터’였다. 무심코 뱉은 단어였는데 외국어인 ‘센터’가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였다.

이 장면을 보면서 우리 주변에 외국어가 포함된 합성어 간판이 많고 명칭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망원안내센터처럼 동네마다 꼭 있는 주민센터를 포함해 센터라는 단어는 주변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과거 행정안전부는 2007년 6월 동사무소의 명칭을 바꾼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결정에 대한 반발로 한글문화연대는 성명서 발표, 반대서명운동 등 여러 시도를 하며 명칭 변경을 반대했다. 또 동사무소 명칭 사용을 유지하고 꼭 바뀌어야 한다면 순 우리말로 바꿀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에서는 동주민센터로 명칭을 결정,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후 문화센터, 문화자치센터, 행복주민센터 등 센터가 포함된 이름은 점점 더 다양해졌고 시민들의 혼란은 더 커졌다. 명칭이 바뀐 지 꽤 오래됐어도 여전히 동사무소와 주민센터를 혼용해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어느 날 기자는 동네 길을 걷다 순 우리말로 쓰인 카페 간판을 보게 됐다. 뜻도 예쁘고 멋스러움과 새로움이 느껴졌다. 한글로 적힌 간판 때문인지 더 친근감이 들었고 지나치기 아쉽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으로 떠오른 현재,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순 우리말의 간판이 더 자주 눈에 띄는 거리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한국 영화, 한국 음악 등 대중문화가 해외 시상식에서 상을 타고 한글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글로벌화를 위해 외국어를 간판이나 명칭에 많이 사용하며 경제 발전과 미래를 위해 도약하는 시기였다면 현재는 문화적으로 우수한 한글을 세계에 알리고 우리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한글을 빛낼 수 있고 더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