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몸가짐이 엄정해야
시청앞/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몸가짐이 엄정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20.11.1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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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士君子(사군자)가 處權門要路(처권문요로)면 操履要嚴明(조리요엄명)하며 心氣要和易(심기요화이)하나니 毋少隨而近腥 之黨(무소수이근성전지당)하며 亦毋過激而犯 之毒(역무과격이범봉채지독)이니라.

이 말은 ‘선비가 권력의 자리에 있을 때는 그 몸가짐이 엄정하고 명백해야 하며 마음은 항상 온화하고 평화로워야 한다. 조금이라도 비린내 나는 무리와 가까이 하지 말 것이며 또한 너무 과격하게 소인배의 독침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권력이라는 단어를 쫓아다니는 이미지는 수없이 많다. 탄압과 비리, 유착, 탐욕, 전횡, 약탈, 독재, 뇌물 등 악덕으로 손꼽힐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그 뒤를 줄이어 따른다. 그런 모든 것들이 곧 비린내 나는 무리가 될 것이며 그 지독한 냄새는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워지지 않고 있다. 힘 있는 자리에 앉은 사람일수록 그 몸가짐이 엄정하고 명백해야 할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한 공직자는 자신의 위치에서 언제나 몸가짐을 바로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복무에 임해야 한다.

작금에 들어 법무부 장관이 인사권·감찰권·수사지휘권 등 잇따른 남용에 이어 이번에는 휴대전화 비밀번호 잠금 해제를 강제하고 이를 거부하면 처벌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명백한 반헌법적 발상이 아닌가 싶다.

우리 헌법 제12조 ②‘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누구든지 자기의 범죄행위를 알리거나 자백할 의무는 없으며 피의자의 범죄행위를 입증해야 할 책임은 전적으로 수사기관에 있는 것이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진술거부권 등의 고지) ①‘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알려주어야 한다. 1. 일체의 진술을 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것 2. 진술을 하지 아니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아니한다는 것’을 명시해 묵비권·진술거부권을 피의자의 당연한 권리로 보장하고 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법치 수호의 최일선에서 이를 앞장서서 지켜야 할 법무부 장관이 아무렇지도 않게 법치 파괴를 획책하는 그 무모함이 우리는 절망스럽기 그지없다.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휴대폰 비밀번호 강제공개법’ 검토 지시는 당장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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