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고독사 과연 예방할 수 있을까
특별기고/ 고독사 과연 예방할 수 있을까
  • 이근홍 교수
  • 승인 2020.11.2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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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홍 협성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근홍 교수
이근홍 교수

[시정일보] 고독사가 심각하다. 고독사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는 없으나 대중매체를 통하여 고독사에 대한 보도되고 있으며, 그와 관련된 보도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유명 연예인의 고독사 보도 및 위층에 아들이 살고 있는데도 아래층의 70대 노인이 고독사한 보도는  큰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외부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우울증이 증가하고 있으며, 대면서비스의 부족으로 사회복지의 사각지대가 확대되면서 고독사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고독사에 대한 용어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가족, 이웃, 친구 간의 왕래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혼자 살던 사람이 홀로 임종기를 거치고 사망한 후 방치됐다가 발견된 죽음(통상 3일 이후)’으로 정의하고 있다.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에 의하면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ㆍ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고독사는 홀로 살던 사람이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사망한 후 일정기간 방치되었다가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

서울시복지재단 보고 따르면 고독사의 과반수이상이 45~65세 사이의 홀로 사는 중장년층 남성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것은 핵가족화, 도시화, 개인주의, 1인가구의 급속한 증가, 지역사회와의 단절, 사회복지의 사각지대 등이 고독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 10월말 현재 1인가구수가 약 9백만 전체가구의 39.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70대 이상의 노인세대수가 19.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홀로 사는 중장년층 남성이 대개 사회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가장 풍족한 연령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실직, 조기퇴직, 사업실패, 이혼, 별거 등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에서 혼자 살게 되면서 고독사의 가장 많은 계층이 되고 있다.

한편 연령과 관계없이 고독사가 발생하고 있기는 하지만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홀로 사는 노인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단절이 심해지고 대면적인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 어느 계층보다 홀로 사는 노인의 고독사가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노인자살의 경우만 보더라도 남성노인이 여성노인에 비해 자살률이 2.6배 정도나 된다. 그리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자살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배우자의 부재 또는 상실로 홀로된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하여 자살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홀로 사는 70대 이상의 남성 노인이 앞으로 고독사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고독사에 대한 정확한 개념의 정의가 이루어지고, 고독사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과 이해를 높여야 한다. 그와 더불어 고독사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하여 고독사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원인을 파악하며, 정부차원에서 고독사의 현황을 주기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대한 예방대책을 마련해 나가려는 체계적ㆍ전문적 노력이 필요하다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국민은 고독사 위험에 노출되거나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으며, 고독사 위험에 노출되거나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발견한 경우에는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은 법적인 차원 외에도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시 강서구, 광진구 등에서 중장년 1인 가구의 고독사 예방을 위해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플러그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경상남도 합천군에서 개발한 휴대전화를 이용한 경남안심서비스 앱의 활용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표적인 고독사 예방노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읍ㆍ면ㆍ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을 중심으로 홀로 사는 주민들에 대한 주기적인 방문 및 전화확인을 할 수 있도록 하며, 사회복지관ㆍ노인복지관ㆍ장애인복지관 등에서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자원봉사자를 활용하여 안부전화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특히 고독사의 중요한 대상이 될 수 있는 70세 이상 홀로 사는 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2019년 12월 말 기준으로 전국에 6만6737개소가 설치되어 있는 경로당을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경로당은 지역사회 노인들이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담소를 나누는 장소이며 몇가지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장소이지만, 앞으로 고독사의 예방장소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고독사 예방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에 홀로 사는 노인들을 경로당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며, 경로당 운영책임자가 홀로 사는 노인들의 안부를 매일매일 점검하고, 경로당을 홀로 사는 노인들의 안전한 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외에도 돌봄이 필요하지만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는 노인에게 적절한 돌봄을 제공하고 장기요양의 예방에 기여하기 위한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의 대상을 확대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