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국민을 두려워하면 결코 방종하지 않아
시청앞/ 국민을 두려워하면 결코 방종하지 않아
  • 시정일보
  • 승인 2020.11.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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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大人(대인)은 不可不畏(불가불외)니 畏大人(외대인)하면 則無放逸之心(즉무방일지심)하고 小民(소민)도 亦不可不畏(역불가불외)니 畏小民(외소민)하면 則無豪橫之名(즉무호횡지명)이니라.

이 말은 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써 ‘대인을 두려워하라. 대인을 두려워하면 방종한 마음이 없어진다. 보통 사람도 또한 두려워하라. 보통 사람을 두려워하면 횡포하다는 이름을 듣지 않는다’라는 의미이다.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세 가지를 두려워하는 일이 있다고 했다. 천명을 두려워하며 대인을 두려워하며 성인의 말씀을 두려워한다. 소인은 천명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인을 존경하지 않으며 성인의 말씀을 업신여긴다고 했다. 두려움은 사랑만큼이나 강한 감정이다. 그 두려움의 감정 속에는 위엄에 대한 인식과 존경에 대한 질서, 사랑에 대한 복종의 감정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하나의 두려움은 비천함보다도 강한 감정이다. 그 두려움의 감정 속에는 무지로 인한 무례와 방종으로 인한 나태와 천박함에 따르는 횡포의 감정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천명을 두려워하고 대인을 두려워하며 성인의 말씀을 두려워하는 것은 조화로운 하나의 자연현상일 수가 있다. 보통사람을 두려워할 줄 알면 횡포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작금에 들어 정부·여당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악화된 민심에 기름을 끼얹듯 한 분노를 키울만한 발언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자 더불어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인 진선미 의원은 20일 서울의 공공임대주택을 둘러본 뒤 “제가 지금 사는 아파트와 비교해도 전혀 차이가 없다”며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아파트여야 한다는 생각이 지금 제일 문제”라고 말했다. 빌라형 임대주택이 그렇게 좋으면 당신부터 거기 살 것이지 왜 당신은 아파트에 살면서 우리한테만 빌라에 살라고 하느냐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발언이 아닌가 싶다. 지금 집값 폭등과 전세난 때문에 화가 나 있는 많은 사람들은 위정자들의 문제있는 소지의 말 한마디에 즉각 폭발하는 분위기인데도 이런 민심과 동떨어진 말을 조심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은 라디오에 나와 “국민소득이 1인당 3만 달러가 넘어가는 우리 경제가 한 번은 겪어야 할 성장통이 임대차 3법”이라고 말했다.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촉발된 전세난을 조금만 참으면 사라질 통증 정도로 여긴 셈이다. 이런 안이한 인식에서 실효성 있는 전세난 해결책이 과연 나올리 있겠는가. 위정자는 국민을 두려워하며 말을 항상 정제해서 사용해야 함을 직시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