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발달장애인 자활 돕는 착한 일자리
중구, 발달장애인 자활 돕는 착한 일자리
  • 이승열
  • 승인 2020.11.2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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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과 근로지원인 1:1 매칭 ‘자활을 꿈꾸는 공원가꾸미’ 사업 눈길
발달장애인과 근로지원인이 짝을 지어 마을환경 정비를 하는 모습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중구(구청장 서양호)가 약수동에서 운영하고 있는 착한 사회적 일자리 ‘자활을 꿈꾸는 공원가꾸미’ 사업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약수동을 걷다 보면 2명씩 짝을 이룬 사람들이 골목을 청소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쓰레기를 주워 봉투에 담기도 하고 공원 화단에서 잡초를 뽑기도 한다.

평범한 듯 보이는 이들 중 한명은 발달장애인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명은 발달장애인을 돕는 근로지원인이다. 

발달장애인과 근로지원인 2인 1조 조합은 중구의 동(洞)정부 사업에서 비롯됐다. 

아이디어는 주민 이아무개(약수동, 53세) 씨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해 주민참여 동정부 예산편성 시 발달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 사업을 제안했다.

자녀가 장애를 앓고 있다는 이씨는 “복지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장애인의 취업 장벽은 여전히 높다. 요즘 같이 비장애인도 힘든 취업난에야 더 말할 것도 없다. 더군다나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분야는 범위가 한정돼 있다. 옆에서 케어가 필요한 발달장애인의 경우는 설 자리가 없다”며 사업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이씨의 제안은 지난해 주민총회에서 주민들의 득표를 얻어 실제 사업 ‘자활을 꿈꾸는 공원가꾸미’로 연결됐다. 

지난 6월30일 열린 ‘자활을 꿈꾸는 공원가꾸미’ 참여자 격려 및 보조공학기기 증정 행사의 모습. (뒷줄 왼쪽 네 번째 서양호 중구청장)

구는 사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3월 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역본부와 업무협약을 체결, 장애인 일자리 사업을 추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어 채용공고와 직무·안전 교육을 거쳐 올해 6월 발달장애인과 근로지원인을 일대일로 매칭하는 착한 사회적 일자리 ‘자활을 꿈꾸는 공원가꾸미’ 10개 조가 드디어 발족했다. 서울시 최초 발달장애인 일자리 사업 운영이다. 구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언어학습기능을 탑재한 보조공학기기를 증정하는 등 이들이 일자리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발달장애인들은 주 5일, 하루 4시간씩 근무를 하며 마을환경을 정비한다. 공원과 골목 등지의 쓰레기 수거, 공공화장실 청결유지, 화단 가꾸기 등이 이들이 하는 일이다. 근로지원인은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작업활동을 지원하며 만에 있을 돌발행동도 제지한다. 이로써 발달장애인들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경제활동과 사회참여의 기회를 얻고, 그 가족들은 돌봄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약수동 주민센터 담당자는 “이번 사업은 일자리라는 경제활동이 곧 돌봄 기능을 하는 새로운 사회적 일자리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양호 구청장은 “취임이후 추진한 동정부 사업이 하나둘 빛을 발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 보듯 건강한 주민자치는 마을 구성원을 위한 선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앞으로도 구민 여러분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일 수 있는 정책 발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