士君子(사군자)가 處權門要路(처권문요로)면 操履要嚴明(조리요엄명)하며 心氣要和易(심기요화이)하나니 毋少隨而近腥 之黨(무소수이근성전지당)하며 亦毋過激而犯 之毒(역무과격이범봉채지독)이니라.
이 말은 ‘선비가 권력의 자리에 있을 때는 그 몸가짐이 엄정하고 명백해야 하며 마음은 항상 온화하고 평화로워야 한다. 조금이라도 비린내 나는 무리와 가까이 하지 말 것이며 또한 너무 과격하게 소인배의 독침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권력이라는 말은 억지로 복종시키는 힘이다. 또한 법률적으로는 다스리는 사람이 다스림을 받는 사람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 엄청난 힘을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이 함께한 세상을 살아가기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 힘을 가진 사람은 그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못할 것이 없다. 권력이라는 단어를 쫓아다니는 이미지는 수없이 많다. 탄압과 비리, 유착, 탐욕, 전횡, 약탈, 독재, 뇌물 등 악덕으로 손꼽힐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그 뒤를 줄이어 따른다. 그런 모든 것들이 곧 비린내 나는 무리가 될 것이며 그 지독한 냄새는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워지지 않고 있다. 힘 있는 자리에 앉은 사람일수록 그 몸가짐이 엄정하고 명백해야 할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한 공직자는 자신의 위치에서 언제나 몸가짐을 바로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복무에 임해야 한다.
작금에 들어 윤미향 의원이 엄중한 코로나 비상시국에 지인들과 모여 와인을 마시는 사진을 공개해 물의를 빚고 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린 날은 신규 확진자가 최근들어 가장 많은 날로 정부가 “확산세가 계속되면 3단계 상향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밝힌 날이다.
대다수의 시민들이 방역에 협조하기 위해 큰 불편을 감수하면서 일상을 멈추던 때 여당 국회의원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건배를 하는 사진을 올린 것은 사려 깊지 못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윤 의원은 사진에 “길 할머니 생신을 할머니 빈자리 가슴에 새기며 우리끼리 만나 축하하고 건강 기원”이라는 글을 달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 생신을 축하하는 자리였다는 것이다. 13일 올린 사과문에선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길 할머니의 94번째 생신날 지인들과 식사 자리에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나눈다는 것이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 됐다’고 해명했다.
그냥 진솔하게 사려 깊지 못했다고 사과하면 될 일을 굳이 길 할머니까지 내세워 궁색한 변명을 한 것은 부적절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윤 의원은 현재 정의기억연대 활동과 관련한 위법 혐의로 기소된 상태이다. 공인은 자신의 위치에서 언제나 몸가짐을 엄정하고 명백하게 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복무에 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