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칼럼/ 더 힘겨운 소외계층의 삶을 보듬는 따뜻한 겨울
단체장칼럼/ 더 힘겨운 소외계층의 삶을 보듬는 따뜻한 겨울
  •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 승인 2020.12.2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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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시정일보] 우리는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을 포기한 채 일 년 내내 전염병과 싸우며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을 견디며 아우성치고 있지만, 취약계층은 더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고, 서로 대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과 기부도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19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들은 더욱더 추운 겨울에 직면해 있다.

우리 동대문구는 코로나19에 가려져 한 발 뒤로 물러나 있는 취약계층의 삶을 보듬기 위해 올 겨울 어느 때보다 세심하게 지원하고 있다.

우선 마스크, 손소독제 등 코로나19 방역물품을 챙기고,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1만7600여명에게 방역물품(1인당 KF94 마스크 47매, 덴탈마스크 8매, 면마스크 1개, 손소독제 1개 등)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전염병과 한파에 지친 거리노숙인들에게 삶의 의지를 불어넣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노숙인 순찰 전담직원을 채용해 매일 2회 순찰을 돌며 발열 체크 및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예방수칙에 대해 홍보하면서 꾸준한 상담도 진행해, 시설입소나 지원을 꺼리는 노숙인들의 마음을 열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 구는 노숙에서 벗어날 의지가 있지만 당장 생활할 곳이 없는 거리노숙인 5명에게 여인숙에 거처를 마련해주고, 난방용품세트, 이불, 트레이닝복, 속옷, 취사도구 등 기본 생활용품을 지원했다. 근로능력이 있는 노숙인의 경우 코레일에서 진행하는 노숙인 희망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노동의 즐거움을 체감하며 스스로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지난달에는 혹독한 겨울에 대비해 각 동 주민센터에서 주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김장김치를 준비해 취약계층의 가정에 배달해, 외부활동을 하지 못해 집에서 끼니를 챙겨야 하는 이웃들의 반찬걱정을 한시름 덜어드리기도 했다.

또한 주민의 지원을 더해 취약계층이 한파에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겨울이불, 전기장판, 온수매트 등도 전달하는 한편, 경제적으로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한 범구민적 모금 캠페인인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을 QR코드를 활용한 비대면 모금 방식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비록 직접 대면해 서로의 온기를 나눌 수는 없지만 따뜻한 마음을 멀리서도 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사회는 급속한 핵가족화와 지역공동체 기능의 약화로 인해 사회적 돌봄 기능이 크게 취약해져 있다. 더욱이 사상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계층의 생계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복지공동체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구는 2011년 구청 전 직원이 소외계층과 일대일로 결연을 맺고 소외계층의 생활을 돌보는 ‘1:1 희망결연’으로 ‘보듬누리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동별 희망복지위원회를 구성하고, 보듬누리 사업을 전담할 ‘보듬누리팀’도 신설해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해 왔다.

현재 보듬누리 사업에는 구청 직원 1300여명과 희망복지위원 1500여명, 민간단체 200여곳이 재능 및 성금 기부를 통해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76억원을 취약계층에게 지원하는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이럴 때일수록 보듬누리 사업과 같은 복지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우리 모두가 마음을 나누고 서로 연대해 나간다면 다시금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