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매사에 몸가짐이 항상 올바르고 원만해야
시청앞/ 매사에 몸가짐이 항상 올바르고 원만해야
  • 정칠석
  • 승인 2020.12.2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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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處治世(처치세)에는 宜方(의방)하고 處亂世(처난세)에는 宜圓(의원)하고 處叔季之世(처숙계지세)에는 當方圓竝用(당방원병용)하며 待善人(대선인)에는 宜寬(의관)하고 待惡人(대악인)에는 宜嚴(의엄)하고 摯庸衆之人(지용중지인)에는 當寬嚴互存(당관엄호존)이니.

이 말은 ‘태평한 세상에서는 몸가짐이 올발라야 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원만해야 하며 말세에 다다라서는 올바름과 원만함을 아울러 가져야 한다. 착한 사람에게는 너그럽게 대하고 악한 사람에게는 엄하게 대해야 하며 보통 사람에게는 너그러움과 엄함을 함께 가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람을 다만 세 가지로 분류한 파스칼의 말을 기억하고 있다. 그 하나는 신을 찾고 그 신께 봉사하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신을 찾을 수도 없고 또 찾으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지혜도 없고 또 행복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신을 찾아낼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찾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지혜는 있을지 모르지만 아직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또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과 보통 사람의 세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착한 사람에게는 엄하게 대해야 할 이유가 없다. 또한 악한 사람에게 너그럽게 대할 방법이 없다. 마찬가지로 보통 사람에게는 즉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는 사람에게는 때로는 관대하게 때로는 엄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런 만큼 시대적 배경이나 환경에 적응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인간은 원만하게 사는 길만이 자신을 보위하는 길이다.

작금에 들어 장관 후보자와 공인이 과거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여론이 들끓고 있다는데 대해 우리는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직 당시인 2016년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망 사고’와 관련해 “걔가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면서 노동자 개인에게 책임으로 돌리는 듯한 언급을 했다고 한다.

그는 SH가 추진했던 셰어 하우스 논의 과정에서 “못사는 사람들이 미쳤다고 (밥을) 사 먹느냐”고 거친 말을 했다. 법무부 차관은 지난달 초 변호사 신분이었을 때 술에 취해 잠든 자신을 깨우려 했던 택시 기사의 멱살을 잡고 행패를 부렸으나 경찰에 의해 내사 종결 처리된 것이 논란을 낳고 있다. 더군다나 법무차관은 2019년 8월 법무부가 운전자 폭행 등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힐 당시 법무부 법무실장이었다.

국토부는 건설·교통 관련 산재 예방 주무 부처이며 법무부는 운전자 폭행에 엄정 대처해야 할 담당 부처라는 점에서 이들의 사고와 일탈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생각된다. 공인은 매사 언행을 주의해야 하며 항상 올바르고 원만하게 처신해야 한다는 옛 성현들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