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균형발전, 지방분권
저출산, 균형발전, 지방분권
  • 이승열
  • 승인 2021.01.0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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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기자
이승열 기자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저출산이 ‘국가적’ 문제라고 한다. 지난해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92를 기록했다. 이는 가임여성(15∼49세) 1명이 평생 동안 1명의 자녀도 출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뜻이다. 인구가 한 세대가 지난 후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2가 돼야 한다. 

그런데, 저출산은 과연 ‘국가적’ 문제일까? 기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저출산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문제이다. 수도권은 인구가 부족하지 않다. 2019년 12월 말 기준 수도권 인구 비율은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서울·인천·경기에 절반이 넘는 인구가 모여 산다. 서울의 인구밀도는 세계 주요도시 중 최상위권이다. 저출산 대책에는 반드시 균형발전 대책이 포함돼야 한다. 

문제는 지역이 인구를 유입할 힘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법률적, 재정적 지원을 해주려고 해도 할 수 있는 권한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이미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젊은층 인구의 유출이 심각해, 재생산력을 잃은 상태다. 이쯤 되면, 국가 균형발전, 그리고 지방분권의 가치를 부정하면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것은 사기 또는 위선이라고 말해야 한다. 그것은 수도권이 갖고 있는 기득권(당연히 집값도 포함된다)을 유지하기 위해, 지방에 살고 있는 지역민에게 “아이를 낳아서 서울로 보내라”고 외치는 것과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도권이 가지고 있는 인구와 부, 권한을 지방에 보내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재정과 권한을 지방정부로 옮겨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 지금의 중앙 집권, 수도권 집중화를 유지한다면, 지방은 지방대로 인구 유출로 소멸되고, 수도권은 인구집중에 따른 사회문제로 인한 출산율 저하로 침체되는 공멸의 길을 걷게 된다. 그 공멸이 이미 중증(重症)이 됐음을 알리는 신호가 바로 지금의 부동산 대란과 지방소멸 위기다. 서울에 아파트를 더 짓자고 주장하는 것은 미봉책은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집중’만 강화할 뿐이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빠르게 공존의 길로 다시 나서야 한다. 지방자치는 ‘분권(分權)을 원칙으로 지역의 자율적인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제도’(이일균 저 <지방에 산다는 것>)라고 한다. 올바른 지방자치를 위해 더 많은 돈과 권한을 지역으로 보내야 한다. 자치행정권은 물론,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국가가 될 수 있다. 지방분권(자치분권)과 국가 균형발전, 저출산 문제 해결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 새해 신축년은 지방의회 선거가 다시 치러지면서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년이 되는 해다. 부디 진정한 지방자치의 원년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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