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로 풀어낸 ‘전통 민화’…투박한 情을 읽다
유화로 풀어낸 ‘전통 민화’…투박한 情을 읽다
  • 이윤수
  • 승인 2021.02.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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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헌 개인전,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3월10일~15일
강렬한 오방색과 굵직한 선 인상적, 한국적 팝아트 보는 듯
새 봄 3월 개인전을 갖는 김규헌 화백.
새 봄 3월 개인전을 갖는 김규헌 화백.

[시정일보 이윤수 기자] 새 봄, 유화를 만나 역동성이 더해진 전통 민화의 생명력에 빠져 보자.

서양화가 김규헌 작가의 개인전시회가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3월10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김규헌 화가의 최근 작품들은 ‘유화로 그려진 전통 민화’라는 새로운 표현력을 담아내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사실적인 그림에서 추상화까지 폭넓은 작품세계를 펼쳐온 그는 현재 서양화를 바탕으로 민화라는 가장 전통적인 작품에 매진하고 있다.

 

복숭아가 있는 정물 (116.7X91.0㎝)
복숭아가 있는 정물 (116.7X91.0㎝)

민화와 유화는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을 듯 보이지만, 동양과 서양의 미술이 김 작가의 손에서 응집돼 작품으로 탄생했다.

부드럽고 맑은 한국화의 전통 재료가 아닌 유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한 작품은 국내 최초로 시도 돼 관객들에게 창작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화단에 새로운 기법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로 각광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우리 민화의 도상들 중 ‘십장생’을 주된 소재로 사용한다.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해·달·산·강·대나무·소나무·거북·학·사슴·블로초 등의 십장생은 작가의 손에 의해 지상낙원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매화가 있는 정물 (45.5X38.0㎝)
매화가 있는 정물 (45.5X38.0㎝)

김규헌 화가는 “민화 속 민초들의 소박한 소망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소망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민화를 그리는 작업은 우리민족의 역사를 담아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김 작가가 선보이는 전통 민화는 시원하다. 강렬한 오방색을 바탕으로 굵직굵직한 선의 표현력은 시원함을 더한다. 단순하지만 굵직함 속에서 나오는 독특한 표현력은 그간 볼 수 없는 완벽한 민화의 새로운 시도로 보여졌고 이는 한국적인 팝아트를 보는 듯하다.

특정 화풍에 안주하지 않고 가슴이 시키는 대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실험을 반복해온 김규헌 화가. 그의 이번 전시는 우리 전통의 미가 지닌 가능성을 어떻게 현대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 한 예시가 될 것이다.

한편 김규헌 화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 후 한국과 해외를 오가며 개인전 15회, 단체전 150여회를 열었다.

또 문화관광부 장관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2회 특선, 동아미술제 2회 특선, MBC미술대전 특선, 1999년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대상 등 다양한 곳에서 그 실력을 입증하며 수상하기도 했으며, 미술세계 선정 198인 화가 중 한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서울미술시화예술협회 이사장, 서울미술협회 회원, 청년구상작가회 회원, 인천미술전람회 심사위원, 한국미술국제교류전 심사위원 등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윤수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