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법원장은 그 어떤 자리보다 도덕성이 높게 요구 돼
기자수첩/ 대법원장은 그 어떤 자리보다 도덕성이 높게 요구 돼
  • 정칠석
  • 승인 2021.02.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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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칠석 기자
정칠석 기자

[시정일보] 법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의 거짓말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며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없다"고 국회에서 답변했던 김 대법원장이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 의하면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고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임 부장 판사는 여권 주도로 탄핵 소추가 됐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한 말에 대해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가 거짓말로 탄로 나며 대법원장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이처럼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거짓 주장을 펼치다가 막상 녹취물이 공개되자 "9개월 전의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다"며 말을 바꿨다.

김 대법원장은 2017년 취임사에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온몸으로 막아내겠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이 이처럼 법관 탄핵에 동조하는 듯 이야기하고 국회와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등 언행 불일치를 한 것은 우리나라 사법부 역사에 있어 치욕으로 남을 일이다.

국가의 근본을 곧추 세워야할 위치에 있는 대법원장이 자신의 입지를 위해 국회에 로비를 하고 온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하고서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오직 자기 자리보전에 연연하고 있는 데에 대해 우리는 실소를 금치 않을 수 없다.

급기야 대한변호사협회의 전직 회장 8명이 성명을 내고 “거짓말하는 대법원장은 헌정사의 치욕”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도 "명백한 사법부의 독립 훼손이자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며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사법부의 중립성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전국법관대표회의에 부쳐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김 대법원장으로 인해 불신의 위기를 맞고 있는 사법부의 의견을 대표하는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거짓말과 탄핵 거래(?) 의혹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이는 사법부 스스로 양심과 명예를 더럽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관대표회의가 양승태 사법부의 일명 사법 농단에 대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행동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라 우리는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법관대표회의도 내로남불의 잣대가 아니라면 즉각 회의를 열어 지난 사법농단 사태 때와 똑같은 천칭저울과 같은 공평한 잣대로 김명수 대법원장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해 법치를 바로 세우는 데 앞장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대법원장은 법치를 바로 세우는 최후의 보루로 국가의 그 어떤 자리보다 도덕성이 높게 요구되는 자리라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