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먼저 수신한 다음 제가와 치국을 해야
시청앞/ 먼저 수신한 다음 제가와 치국을 해야
  • 정칠석
  • 승인 2021.02.1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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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는 先治其國(선치기국)하고 欲治其國者(욕치기국자)는 先齊其家(선제기가)하고 欲齊其家者(욕제기가자)는 先修其身(선수기신)하니라.

이 말은 대학에 나오는 말로서 ‘옛날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렸고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리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집안을 가지런히 관리했고 자신의 집안을 가지런히 관리하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을 수양했다’는 의미이다.

옛날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했던 사람이란 옛날의 성왕 堯(요)·舜(순)·禹(우)·湯(탕)·文武(문무) 등을 일컫는다. 이들은 완전한 인격을 갖추고 최고의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역사상 덕치주의를 완성시킨 전형적인 예로 등장한다. 근본과 말단을 알고 먼저 할 것과 나중에 할 것을 깨달아 실천에 옮기는 것이 군자의 모습이다. 군자의 수양은 여기서 끝나지 않으며 밝은 덕을 밝혀 백성을 새롭게 한다고 했는데 백성을 새롭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자신이 타고난 인격완성의 소질을 계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야말로 군자가 할 일의 마지막 단계이며 군자라면 누구나 이에 뜻을 두고 매진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뜻을 두었다고 해서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는 것은 말단이요 나중에 할 일이기 때문이다. 천하 사람들이 밝은 덕을 밝힐 수 있게 하려면 먼저 천하보다는 작은 규모인 한 나라를 잘 다스려야 하며 한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먼저 그보다 작은 규모인 한 집안을 문제없이 잘 관리해야 하며 한 집안을 문제없이 잘 관리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잘 수양해야 한다.

작금에 들어 국가대표급 배구 선수들이 학창 시절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간 우리체육은 성적과 메달에만 집착하며 에리트 체육을 집중하다보니 인성보다는 실력을 우선시하는 스포츠계의 고질병이 도진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선수들과 구단 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럼에도 소속사의 대응이 불만스럽다며 추가 폭로가 나오는가 하면 이들의 제명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됐다. 연맹과 협회는 이런 사태가 더 이상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육 당국은 학교 운동부의 폭력 실태를 전면 재점검해 선수들이 수신한 다음 운동에도 전념하도록 인격 수양에도 각별히 신경 써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