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항상 공직자는 자신을 잘 단속해야
시청앞 / 항상 공직자는 자신을 잘 단속해야
  • 정칠석
  • 승인 2021.02.25 09:25
  • 댓글 0

[시정일보 정칠석 기자] 興居有節(흥거유절) 冠帶整飭(관대정칙) 民以莊(이민이장) 古之道也(고지도야).

이 말은 牧民心書(목민심서) 律己六條(율기육조)편 飭躬(칙궁)에 나오는 말로써 ‘기거에 절도가 있고 의관을 단정히 하고 백성들을 대함에 있어 엄한 것이 예부터 내려오는 도’라는 의미이다.

율기육조는 목민관이 자신을 잘 단속하고 언행에 흐트러짐이 없도록 하기 위해 지켜야 할 여섯가지 항목을 말한다. 비단 이는 모든 공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말씀이다. 그 첫 번째가 飭躬(칙궁)인데 칙궁이란 자신을 스스로 타일러 경계하고 삼가는 것을 말한다. 목민관은 날이 밝기 전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촛불을 밝히고 세수를 한 뒤 의관을 단정히 하고 묵묵히 정좌하여 神氣(신기)를 가다듬어야 한다. 그리고 그 날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선후를 정한다. 모든 공무를 수행함에 있어 사욕을 끊고 천리를 따르려고 애써야 한다. 관리는 어떠한 경우라도 의관을 정제해 백성 앞에 나서야 한다.

詩經(시경)에 威儀(위의)를 엄격하게 갖추는 것이 덕의 근본이라 했다. 위의를 중히 여기는 것이 백성들의 본보기라고 했다. 우리는 大學(대학)에 나오는 修身齊家 治國平天下(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 즉 수신하면 제가하고, 제가하면 치국하고, 치국하면 평천하를 이룬다는 말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이 구절은 대학장구 제1장의 8조목 중 4조목에 해당하는 말로써 “천하를 다스리고자(平天下) 한 사람은 먼저 그 나라를 다스렸으며(治國), 그 나라를 다스리고자 한 사람은 먼저 그 집을 다스렸고(齊家), 그 집을 다스리고자 한 사람은 그 몸을 다스렸다(修身)”는 의미다. 먼저 자기 자신에게 철저한 도덕과 인성을 쌓으라고 강조한 말로, 한마디로 말해서 큰일을 도모하려면 우선 자기 자신과 그 주위부터 잘 다스려야 한다는 뜻이다.

작금에 들어 검찰 고위간부 인사 과정에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며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으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잠행하던 청와대 민정수석이 정상 출근해 직무에 복귀함으로써 파문은 일단락됐으나 그 후유증은 만만찮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청와대 고위 참모가 내부 인사 과정에서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리더십은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권력 핵심이 검찰 장악의 고삐를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게 이번 파동의 본질이 아닌가 싶다. 향후에도 국가 주요 정책을 충분한 공론화 과정없이 또 다시 밀어붙인다면 임기 마지막 후반기의 국정난맥은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