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매사 치우침 없이 평상의 이치를 실천해야
시청앞/ 매사 치우침 없이 평상의 이치를 실천해야
  • 정칠석
  • 승인 2021.03.0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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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仲尼曰(중니왈) 君子中庸(군자중용)이요 小人反中庸(소인반중용)이라.

이 말은 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중용을 몸소 실천하며 소인은 중용을 어긴다’라는 의미이다.

예로부터 중용의 의미에 대한 논의는 무수히 있어 왔고 그 말들이 또한 실로 복잡다단해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러나 중용의 의미는 사실상 간단하다. 단지 그 의미에 대한 해석의 시각과 실천방법에 대한 견해의 차로 인해 무수하고 복잡다단한 논의를 낳았던 것이다. 朱熹(주희)는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평상의 이치’라고 정의했다.

혹자는 庸(용)을 바뀌지 않는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바뀌지 않는 이치이다. 모두 맞는 말이다. 사실 중용의 핵심은 中(중)에 있으며 庸(용)은 중의 평상성 또는 항상성을 말한 것이다. 즉 중이 갖는 최고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윤리적 사상적으로 체계화한 것이 중용의 사상이다. 문제는 중용의 실천이다. 어떻게 덕을 올바르게 실현하는가가 문제이다.

작금에 들어 여당의 검찰개혁 강경파를 중심으로 검찰에 남아 있는 6대 범죄 수사권 완전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법안의 강행 태세로 정국이 암울해지고 있다. 민주당 검찰개혁특위는 검찰 수사권을 중수청에 넘기는 중수청법 등을 이번 주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과 청와대는 중수청 강행에 신중론을 취하고 있지만 여당은 당초 공언한 대로 ‘3월 발의·6월 처리’ 방침을 밀어붙이겠다는 태세이다.

여당은 “선진국들은 수사·기소권이 분리돼 있다”고 하지만 선진국인 독일·프랑스·일본 등은 검찰이 중요 사건을 직접 수사하고 있으며 미국도 검찰이 수사권을 갖고 있다. 검찰은 형사 재판의 종국적인 목표가 죄를 지은 사람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아 형을 집행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재판 절차를 준비하는 과정 역시 각종 증거를 수집하는 수사에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하고 있다.

고위공직자수사처가 출범은 했다지만 아직 안착하지 못하고 있으며 검·경 수사권 조정 역시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대형 수사기관인 중수청까지 신설된다면 우리의 사법체계는 일대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의 반대가 비록 조직 이기주의적 측면이 다소 있다 손 치더라도 중요한 제도 변화에 대한 당사자의 의견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수사 역량이 떨어지고 공소 유지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귀담아 듣고 부작용이 최소화되도록 공청회 등을 거쳐 전문가와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제도를 만들어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