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재생사업, 10곳에서 첫 마무리
골목길 재생사업, 10곳에서 첫 마무리
  • 이승열
  • 승인 2021.03.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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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업지 46곳 중에서 10곳에서 사업 완료
생활 인프라 조성, 보행환경 및 골목경관 개선, 주민 공동체 활성화 등 성과
성동구 용답동 개선 전후 비교
성동구 용답동 개선 전후 비교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서울시는 2018년 시작한 ‘골목길 재생사업’ 사업지 46곳 중 10곳에서 처음으로 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해당 10곳은 △용산구 후암동 두텁바위로40길 일대 △종로구 운니·익선동 삼일대로32길 일대 △중구 장충동2가 퇴계로56가길 일대 △마포구 연남동 동교로51길 일대 △마포구 합정동 토정로4길 일대 △영등포구 신길3동 신길로41라길 일대 △강남구 대치동 삼성로64길 일대 △성동구 용답동 용답21길 일대 △금천구 독산동 시흥대로101·103길 일대 △강북구 수유1동 삼양로73가길 일대 등이다.

골목길 재생사업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과 같이 일정 구역을 정해 대규모 ‘면’ 단위로 재생하는 기존 재생사업과 달리, 골목길을 따라 500m∼1㎞ 이내의 ‘선’ 단위로 추진되는 현장밀착형 소규모 재생사업이다. 재건축이 어려운 폭 1∼2m 내외의 오래된 생활 골목길, 8m 미만의 골목상권 도로 등이 대상이다. 도시개발에서 제외돼 열악한 주거환경에 처해있는 지역을 재생해서 슬럼화하는 것을 막고 주민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의 사업이다. 각 대상지마다 3년간 마중물 사업비로 10억원을 지원한다. 

골목길 재생의 가장 큰 특징은 작지만 실속있는 변화를 빠르게 체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도시재생이 비교적 대규모로 장기간 진행된다면, 골목길 재생은 소규모로 3년간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주민의 요구사항을 수렴해 주민 참여를 유도하는 소규모 사업을 1년 동안 추진하고, 이후 2년간 본격적으로 골목 환경개선 사업 등을 시행한다. 

서울시는 이번에 사업이 완료된 골목길 10곳의 변화를 △실속있는 생활 인프라 조성 △낙후한 보행환경과 골목경관 개선을 통한 안전하고 매력적인 주거지 재탄생 △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이웃간 정이 살아있는 골목길 등 3가지로 요약했다. 

성동구 용답동 용답21길은 주민 불편을 해결하는 생활 인프라를 조성한 사례다. 20년이 훌쩍 넘은 노후하수관을 전면 교체하고, 각 주택의 빗물 홈통을 하수관에 직접 연결해 악취와 오수 문제를 없앴다. 마포구 연남동 동교로51길은 도시가스를 신규 공급함으로써 주민의 숙원을 해결했다.

열악한 보행환경과 골목경관을 개선해 안전하고 매력적인 주거지로 재탄생한 곳으로는 용산구 후암동 두텁바위로40길을 들 수 있다. 난간도 없이 경사져 오르내리기 힘들었던 골목에 난간과 계단을 설치하고, 야간시간대 안전한 보행을 위해 가로등도 교체했다. 

성동구 용답동 청결약속지점

골목길 재생은 물리적인 변화뿐 아니라 이웃간 정이 살아 있는 골목길을 만들어 공동체를 강화하는 데도 이바지했다. 용답동 용답21길 주민들은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배출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난상토론을 펼친 끝에, 쓰레기를 배출하는 공간인 ‘청결약속지점’을 각 대문 앞에 설치 운영하고 있다. 금천구 독산동 시흥대로 101ㆍ103길 일대 주민들은 주민협의체 차원에서 골목길 청소를 시행하고 있다. 

시는 생활 인프라와 정주여건 개선, 주민역량 강화 등 이번 골목길 재생사업의 결과를 취합해 다른 사업지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 사업지 내 서울가꿈주택 집수리 지원도 확대해 주거환경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기존의 재생사업이 대규모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됐던 탓에 소외되기 쉬웠던 골목길을 재생해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골목길 재생의 목표”라며 “마치 혈자리를 자극해 순환 통로를 열어주는 것처럼 서울의 실핏줄인 골목길에 활력을 불어넣어 도시 전체가 골고루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 주민과 함께 살고 싶은 골목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