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생생상식 #1 정관수술과 정력
건강칼럼/ 생생상식 #1 정관수술과 정력
  • 윤종선 원장 (슈퍼맨비뇨기과)
  • 승인 2021.04.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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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원장 (슈퍼맨비뇨기과)
윤종선 원장 (슈퍼맨비뇨기과)
윤종선 원장 (슈퍼맨비뇨기과)

[시정일보] 1. 정관수술을 하면 정력이 약해질까? 정관수술이란 고환에서 생성된 정자들은 정관을 통해 정낭에서 모여 있다가 사정을 하게 되는데, 정자의 이동통로인 정관을 절제하여 임신이 되지 않도록 하는 불임수술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술하는 남성 피임 수술법이다.

1) 정관수술을 받은 즉시 임신이 되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   

정관수술은 고환과 정낭사이에 있는 정관을 폐쇄시키는 수술이기 때문에 이미 생산된 정자가 정낭에 다량이 있고, 정관통로에도 미성숙정자가 존재한다. 미성숙정자의 숙성기간은 69일 이므로 안전하게 수술 후 3개월 동안은 콘돔 등 다른 피임법을 꼭 해야 한다.

또한, 원치 않는 임신을 막기 위해 10~20회 사정을 한 다음 3개월 후에 병원을 방문하여 정액검사를 하여 무정자증을 확인해야 한다. 왜냐하면, 수술을 받았더라도 정액검사에 정자가 지속적으로 나와 재수술을 요하는 경우가 약 3% 정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2) 정액량이 줄어들어서 사정할 때 오르가즘이 떨어진다?

그렇지 않다.

정자의 양은 정액의 1%도 채 되지 않는 초소량이다. 대부분의 정액은 전립선이나 정낭에서 생산되고, 정자처럼 고환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정관수술을 받더라도 사정시 남자가 느끼는 정액량의 변화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즉 사정할 때 느끼는 오르가즘에는 변화가 없다. 오히려 임신을 할 수 있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쾌감은 더 좋아지는 경우가 더 많다.

3) 수년 후의 임신은 외도의 결과물이다?

그렇지 않다.

정관수술을 받고 3개월후 정액검사를 통해 무정자증으로 진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년 후에 임신이 되는 경우가 생긴다. 정관이 다시 개통이 되는 현상으로 약 0.1% 빈도로 발생한다. 1000명당 1명꼴로 불가피하게 정관이 재개통되어 임신이 된다. 만약에 임신이 되었다면 외도를 의심해서 부부싸움을 하지 말고 비뇨기과를 방문해서 다시 정액검사를 해서 재개통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4) 정관수술을 하면 정력이 약해진다?

그렇지 않다.

고환 자체의 기능에는 해가 없고, 현재까지 전신에 미치는 악영향은 밝혀진 바는 없다.

정관수술이 전신에 미치는 광범위한 연구는 Crozier 등에 의해 JAMA 에 발표되었는데 그 내용을 보면 10,590명의 정관절제술을 받은 환자와 그 이웃의 정관절제술을 안 받은 남자를 대조군으로 해서 7.9년 동안 관찰하니 부고환염을 제외한 다른 질환의 발생빈도는 대조군과 비슷하거나 낮은 것으로 발표하였다. 이런 보고를 빌리지 않더라도 만일 정관절제술로 인해 전신적인 이상이 초래된다면 현재까지 이 수술은 존재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다만 일부 남성에서의 성기능장애를 호소하는 경우의 대부분이 40대 이후에 오는 남성갱년기 증상을 정관수술과 결부시켜서 착각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예비군 훈련 때 조기 퇴근하기 위해 받기도 했던 정관수술이 지금은 칼을 사용하지 않는 레이져 무도정관수술 등 새로운 기구와 수술방법의 발달로 빠른 회복과 합병증 발생빈도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