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욕심 때문에 본성 잃어 한 번 어긋나면 가늠할 수가 없어
시청앞 / 욕심 때문에 본성 잃어 한 번 어긋나면 가늠할 수가 없어
  • 정칠석
  • 승인 2021.04.0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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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정칠석 기자] 只是欲蔽情封(지시욕폐정봉)하여 當面錯過(당면착과)하면 使咫尺千里矣(사지척천리의)니라.

이 말은 菜根譚(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써 ‘다만 욕심과 정 때문에 본성을 잃어 한 번 어긋나면 가늠할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인간이 큰 저택에 살거나 초가집에 살거나 삶의 참뜻을 알고 즐겁게 살아가는 데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욕심과 정 때문에 사람의 본성을 잃지 말자는 이야기이다. 익불사숙( )이란 말이 있다. ‘주살로 자는 새를 잡지 않는다’는 뜻으로 인자의 자비심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애급옥오(愛及屋烏)란 말이 있다. 남을 사랑하면 그 집의 지붕에 있는 까마귀까지도 사랑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이야기이다. 사람의 본성이 살아있는 한 모든 사물은 사랑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모든 생물이 이 땅 위에서 완전히 존재하지 않게 됐다 하더라도 자비심은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존속해 있기 때문이다. 권력자는 권력 대신에 자비를 행할 때 가장 위대하다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비심이란 것이 있다. 그것은 일부러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으로부터 깊이 내재돼 있는 것이다. 석가모니가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건강을 잃고 친구를 잃고 명예를 잃는다는 것은 그 어느 것이나 다 커다란 손실이다. 그러나 사람으로서 자비심을 잃는다는 것은 무엇보다 가장 큰 손실’이라고 했다.

작금에 들어 정책 입안자들이 자신들은 임대차보호법 시행 직전 전셋값을 대폭 올린 것이 드러나 우리를 경악하게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총괄 지휘해 온 사령탑인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임대료 인상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보호법 시행 직전 본인 소유 서울 청담동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14% 올렸다가 경질된 데 이어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박주민 의원까지 지난해 임대차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20여일 전에 서울 중구 신당동 아파트 임대료를 9% 올리고도 “시세보다 월 20만원 정도 싸게 받았다”는 해명으로 논란을 키우며 내로남불 행태에 가세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청와대 핵심 참모들 가운데 부동산 문제로 불명에 퇴진한 사람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2019년 서울 흑석동에 있는 상가 건물 투기 의혹으로 물러났으며 지난해는 김조원 전 민정수석과 노영민 전 비서실장까지 다주택 보유 문제로 사임하는 등 이번 김상조 전 실장까지 합해 벌써 고위직이 4명이나 된다. 이는 서민의 주거 안정보다는 시장을 부정하고 부동산 부자들에 대한 응징에 치우친 무리한 정책 선택의 결과로 스스로도 못 지킬 정책을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