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 보이스피싱 막은 고등학생 ‘유공구민’
성북, 보이스피싱 막은 고등학생 ‘유공구민’
  • 문명혜
  • 승인 2021.04.1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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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신정빈 2명 학생…사기 당할 뻔한 할머니 도와

이승로 성북구청장(중앙)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신정빈(좌측), 박정호(우측) 학생에게 유공구민 표창장을 전달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중앙)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신정빈(좌측), 박정호(우측) 학생에게 유공구민 표창장을 전달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코로나 장기화 등으로 더욱 각박해진 요즘, 성북구(구청장 이승로)에서 잔잔한 미담사례가 가슴을 적시고 있다.

성북구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고등학생 2명을 유공구민으로 선정, 표창하면서 주목을 끈 것이다.

성북구 소재 용문고등학교와 경동고등학교에 다니는 박정호, 신정빈 군이 주인공이다.

두 학생은 지난달 11일 청소년증 발급을 위해 삼선동주민센터를 찾았다. 차례를 기다리던 중 문자메시지를 읽어 달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70대 할머니를 마주했다.

문자메시지는 할머니의 딸이 보낸 것으로 돼 있었고, 신용카드와 주민등록증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는 내용이었다. 이를 본 학생들은 보이스피싱 사기임을 직감, 일단 할머니를 진정시키고 도운 것이다.

학생들은 할머니와 성북경찰서까지 동행해 신고를 도왔다. 두 학생의 배려심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경찰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할머니를 기다렸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할머니의 손을 잡고 안심시키기도 했다.

이번 선행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된 박정호 군과 신정빈 군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면서 “표창장까지 받고나니 더욱 주변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같은 상황에 다시 처해도 주저없이 도와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자식 걱정을 많이 하는 어르신의 심리를 이용한 보이스피싱은 절대 근절돼야 할 사회악”이라면서 “두 학생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류 조리사로서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제의 주인공인 두 학생은 유치원 시절부터 같이 지내온 단짝 친구로, 현재 ‘서양조리 및 베이커리’ 위탁교육과정을 수강하며 조리사의 꿈을 함께 키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