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코로나 장기화 등으로 더욱 각박해진 요즘, 성북구(구청장 이승로)에서 잔잔한 미담사례가 가슴을 적시고 있다.
성북구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고등학생 2명을 유공구민으로 선정, 표창하면서 주목을 끈 것이다.
성북구 소재 용문고등학교와 경동고등학교에 다니는 박정호, 신정빈 군이 주인공이다.
두 학생은 지난달 11일 청소년증 발급을 위해 삼선동주민센터를 찾았다. 차례를 기다리던 중 문자메시지를 읽어 달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70대 할머니를 마주했다.
문자메시지는 할머니의 딸이 보낸 것으로 돼 있었고, 신용카드와 주민등록증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는 내용이었다. 이를 본 학생들은 보이스피싱 사기임을 직감, 일단 할머니를 진정시키고 도운 것이다.
학생들은 할머니와 성북경찰서까지 동행해 신고를 도왔다. 두 학생의 배려심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경찰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할머니를 기다렸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할머니의 손을 잡고 안심시키기도 했다.
이번 선행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된 박정호 군과 신정빈 군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면서 “표창장까지 받고나니 더욱 주변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같은 상황에 다시 처해도 주저없이 도와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자식 걱정을 많이 하는 어르신의 심리를 이용한 보이스피싱은 절대 근절돼야 할 사회악”이라면서 “두 학생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류 조리사로서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제의 주인공인 두 학생은 유치원 시절부터 같이 지내온 단짝 친구로, 현재 ‘서양조리 및 베이커리’ 위탁교육과정을 수강하며 조리사의 꿈을 함께 키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