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의 책 / 원자력 전문가가 깨우친 힐링 치유법
한권의 책 / 원자력 전문가가 깨우친 힐링 치유법
  • 김응구
  • 승인 2021.04.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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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석 장편체험소설 '힐링'…아픈 자들의 사연에 고개 절로

[시정일보 김응구 기자] 저자 서금석 씨가 지난해 12월 출간한 〈비얼로 간다〉 1·2권에 이어 2개월 만에 내놓은 책이다.

〈힐링〉을 마주하기 전엔 전작(前作)인 〈비얼로 간다〉를 먼저 읽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이해가 쉽다.

전북 군산 출신의 저자는 서울대 원자력공학과(학사)와 카이스트(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석사)를 나왔다. 이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분소(分所) 한국핵연료개발공단에서 20년쯤 근무하다 사업 이관 탓에 관련 회사로 이직했고, 1998년 말 IMF 여파로 명예퇴직했다. 1999년에는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스스로 ‘돌팔이 힐러’가 되기로 작정, 이후에는 아예 병으로 고통받는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치유법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힐러(healer)의 사전적 의미는 ‘의학적 방법이 아닌 자연의 힘으로 치유하는 치유자’다. 그러니까 저자는 스스로 ‘미자격 치유자’라고 인정하는 셈이다. 물론, 그의 치유법에 대가(代價)가 따르는 건 아니니, 그저 서로가 병을 고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독특한 방법’쯤으로 이해하면 그뿐이다.

어쨌든, 저자와 아픈 자들의 사연을 모으고 또 모아 엮은 것이 〈비얼로 간다〉이다. 〈힐링〉은 그 속편 격이다. 묵직한 사연들 가운데 진한 내용들만 또 추려내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전작을 재검토한 끝에 얻어낸 힐링 비법”이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다. ‘소망 풍등 암얼로 간다’에 이어 ‘연구하는 돌팔이 힐러’, ‘힐링’이다. 1부를 이해하기 위해선 적잖은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2부와 3부는 비교적 금세 읽힌다.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쉬지 않고 이어진다.

저자는 2010년 대전 유성구 도룡동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살바토르’라는 세례명을 얻었다. 그래선지 책 중간중간엔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성화가 꽤 많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1부에 많은데,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이 가져다 썼다. 글에도 여기저기 종교색이 짙게 깔려있지만 ‘거슬린다’보다 ‘그렇게도 볼 수 있구나’ 정도로 이해된다.

김응구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