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한민국 미래 교육이 가야 할 길
기고/ 대한민국 미래 교육이 가야 할 길
  • 임재택 (전 문태고등학교 교장)
  • 승인 2021.04.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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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택 (전 문태고등학교 교장)
임재택 (전 문태고등학교 교장)
임재택 (전 문태고등학교 교장)

[시정일보] 대한민국 교육열은 세계적 수준이다. 한국 교육은 핀란드와 함께 최상위권에 해당하여 대외적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라 안에서 우리 교육에 대한 평가는 매우 비판적이며, 이를 자랑으로만 여길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한국인은 가장 경쟁적인 민족으로 삶을 전쟁을 치르듯 살아왔으며, 무조건 남보다 앞서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학부모님들의 자녀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과 출세 지상주의적 가치관이 공교육을 불신하고 사교육(과외학습)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이러한 제반 요소들이 교육에 문제를 일으키는 뿌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공교육이 약화되고 있는데, 교사와 학생 간의 의사소통 부족과 학부모의 학력 향상에 대한 욕구충족을 위해 지식 교육에 치중하다 보니, 학교 교육이 약화되어 불신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의 중요한 교육 정책이 정권이나 장관의 입맛에 따라 일관성 없이 자주 바뀌어 공교육 신뢰 상실의 요인이 되고 있다.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저출산 원인 중 가장 큰 요인이 자녀 교육에 대한 부담이다.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대부분 국가 조직은 과거 시험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데 몰두했을 뿐이다. 이러한 문제는 나아가 사적 교육 투자를 통해 선발된 사람들이 자신들의 선택됨이 공공의 이익에 앞서, 권력과 부를 누리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합리화되었다.

또 자신이 가진 교육적 자산에 대해 사회에 감사, 봉사해야 한다는 사고나 행동을 실천하는 데 동조하지 못하고 있다. 조선의 몰락으로 신분 사회가 붕괴되고, 이에 따라 교육 기회가 외형적으로는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었으나, 교육은 신분 상승의 유일한 통로처럼 인식되면서 교육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대리 만족과 자녀의 신분 상승에 대한 집념에서 비롯된 과열된 교육열이 개인과 사회 발전에 이바지된 바 없지 않으나, 여러 부문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첫째, 교육을 받은 자가 교육 성과의 사유화를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 교육을 받지 못한 자나 국가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둘째, 교육비 대부분을 개인이 부담해야 해서 아무리 탁월한 재능이 있더라도 경제력이 부족한 사람은 교육적 소외로 인해 국가적 기회를 잃을 뿐 아니라, 사회의 계층화와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

셋째, 학부모들은 공교육의 학습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신한 나머지 학생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고, 그래서 학생들은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수동적 인간이 되고 있다.

이에 반해 유럽의 경우는 모든 교육을 철저하게 공적 영역으로 보고 있다. 즉 모든 과정을 국가가 세금을 통해 그 비용을 부담한다. 교육 기회를 받은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과 사회의 도움으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교육적 결과로 인한 많은 특권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결과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가 크지 않더라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경쟁만이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특히 인간 교육은 될 수 있는 한 경쟁보다 협동을 통해서 목표를 성취하도록 해야 한다. 출산율에서도 최저국이라며 국가 또는 지자체에서도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타당해서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라 동조하는 국민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이는 보다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을 요구하고 있음을 반증한 것이다.

위기는 희망이요, 교육이 살아야 미래가 열리며,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이다. 더 늦기 전에 백년지대계인 교육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교육을 사적 영역에만 묶어 두고 방치할 일이 아니라, 국가가 교육과 관련된 모든 책임을 다함으로써 교육의 기회균등과 교육적 결과를 공적 자산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

사회 공동체를 강화하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강력한 정책을 추진해야 하며, 어떤 수단으로든 자녀를 일류 대학에 다니게 하여 출세시키겠다는 학부모님들의 높은 교육열과 과다한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획기적인 변화 과정을 통해 공교육을 개선 학교 교육만으로도 만족·신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수업 진행의 주류였던 주입식 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자기 주도적 학습과 창의성 중심 교육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우리도 국민적 합의하에 선진 교육 정책을 만들어 신속하게 시행해야 한다. 2020년부터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교육 현장이 대대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학교에 출석하여 수업을 듣던 기존의 교육 형태에서 화상으로 진행하는 원격 수업이 시행되고 있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원격 수업에 대한 철저한 준비는 물론, 디지털 교육 공간 조성을 위한 방안 마련 등 미래형 교육 조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사가 기존의 교과서 위주로 수업했던 형식과 틀을 벗어나 정보 중심 교육의 장을 마련 학생이 프로젝트 문제를 스스로 선택하고 해결하면서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미래 교육이 가야 할 길이다. 우리도 교육 강국이 될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이 변해야 한다. 필자는 평생을 교단에 종사해 온 사람으로 한국 교육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교육이 되기를 염원한다. 교육이 살아야 미래가 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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