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치국 하려는 자, 먼저 수신과 제가를 철저히 해야
시청앞 / 치국 하려는 자, 먼저 수신과 제가를 철저히 해야
  • 정칠석
  • 승인 2021.05.13 11:25
  • 댓글 0

[시정일보 정칠석 기자] 詩云(시운), 殷之未喪師(은지미상사)는 克配上帝(극배상제)러니 儀監于殷(의감우은)하면 峻命不易(준명불역)하리라 하였으니 道得衆則得國(도득중즉득국)하고 失衆則失國(실중즉실국)이라.

이 말은 大學(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詩經(시경)의 시에서 읊기를 옛날 은나라가 대중의 지지를 잃지 않고 창성했던 것은 상제의 뜻에 맞게 정치를 잘 시행했기 때문이니 그런 은나라의 경우를 귀감으로 삼는다면 주나라가 이어받은 천명은 변함없이 영원히 이어지리라 하였으니 이는 대중의 지지를 얻으면 나라를 얻게 되고 대중의 지지를 잃으면 나라를 잃게 된다’는 의미이다.

詩經(시경) 大雅(대아) 文王(문왕)편의 시다. 주나라가 천명을 받아 천하를 차지하였으니 천명을 영원히 보존하려면 마땅히 이전 은나라의 경우를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다. 즉, 이제는 망했지만 은나라도 천하의 종주로 천명을 받은 때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대중의 지지여하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왕에 이르러 대중의 지지를 잃었기 때문에 은나라는 결국 망한 것이다. 천명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民意(민의), 즉 대중의 지지 여하에 있다는 것이다. 옛날엔 왕조의 교체를 천명의 교체로 봤으며 천명은 바로 민의로 나타난다고 봤다. 이는 지금도 전혀 다르지 않다. 옛날에는 왕조의 교체라면 지금은 정권의 교체라는 것이 다를 뿐 민의의 상실은 곧 정권의 몰락을 의미한다. 이것을 안다면 통치자는 겸허하게 민의, 즉 대중의 여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작금에 들어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며 여야 간 공방으로 정치권이 시끄럽기 그지없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대다수의 국민들은 착잡함을 넘어 상식에서 벗어난 이들의 행태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현 정부의 임기말 마지막 청문회일 가능성도 있지만 후보자들의 비리 의혹과 도덕성 문제가 무더기로 제기되고 야당의 공세에 여당은 감싸기로 맞서는 등 구태가 여전했기 때문이다. 인사청문회를 거쳐야만 하는 공직 자격 미달 후보자라면 당연히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맞다. 대학에 ‘대중의 지지를 얻으면 나라를 얻게 되고 대중의 지지를 잃으면 나라를 잃게 된다’는 명언처럼 치국을 하려는 자는 수신과 제가를 철저히 해야 한다. 수신제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애초 치국에 참여할 생각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데 참여하겠다는 사람은 먼저 공경과 봉사의 본을 보여야만 만백성이 따른다는 사실을 직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란 대학에 나오는 명문구를 다시 한 번 음미해 볼 필요성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