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척척, 자타공인 ‘민원처리반’
‘일회용품 줄이기’업무 맡으며
 ‘쓰레기통만 보여’ 이것도 직업병
 “더 큰 상 기대” 너스레 속 자신감

[시정일보 이윤수 기자] 국가와 시민들을 위해 적극행정을 펼친 공무원이 있다. 지난 3월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는 82개 기관 306명을 추천받아 다양한 검증 과정을 거쳐 적극행정 유공 포상자를 선정했다. 이에 훈장 4명, 포장 6명, 대통령표창 8명, 국무총리표창 12명 등 30명의 공무원이 빛나는 영예를 얻었다.
적극행정 유공 포상자 중 전국 최초로 시행한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으로 대통령표창을 받은 강동구청 소속 최병옥 주무관.

그를 만나고 '무엇이든 시작하면 제대로 하는 공무원이겠구나'라는 첫인상을 받았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최병옥 주무관은 “열심히 일했으니까 상 받을 줄 알았다. 더 높은 상을 기대했다”면서 진행중인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줬다. 그는 업무에 있어 확실한 책임감과 열정을 가진 공무원이었다.
강동구 청소행정과에서 근무 중인 최병옥 주무관은 주변 동료들로부터 ‘민원처리반’이라고 불린다. 자신이 맡은 업무와 동료들의 일까지 두팔 걷고 나서는, 부서에 꼭 필요한 직원이었다.

그는 청소행정과 소속답게 “직업병으로 쓰레기통만 보이고 재활용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환경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받은 상이라 뜻깊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에서 진행하는 아이스팩 재사용 캠페인을 접한 최병옥 주무관은 환경을 위해 적극적으로 발 벗고 뛰어들었다. 온라인에서만 진행됐던 캠페인을 확대하기 위해 2018년 현대홈쇼핑과 아이스팩 오프라인 수거 업무협의를 진행, 시범사업을 운영했다.

2020년 현대홈쇼핑과의 업무협약이 종료된 후에도 현재까지 민·관·시장의 협업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동구에서는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을 위해 2018년부터 아이스팩 전용 수거함을 구청 및 동 주민센터 18개소에 설치, 재사용 수거 체계 구축 및 무상공급을 맡았으며, 환경오너시민모임 단체가 아이스팩 수거함 정리정돈 및 홍보 교육, 전통시장연합회에서는 수요관리 및 배부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아이스팩 오프라인 수거·재사용 사업의 선두주자인 그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현재까지 다져온 노하우를 묻는 전화가 다른 지자체는 물론 기업에서도 많이 걸려온다”면서 “자료 요청부터 진행 관련 문의가 들어오면 사업 관련 노하우를 전부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의 선배로서, 환경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 많은 곳에서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이 확대되길 바라고 있다.

다만 아이스팩이 100% 재사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친환경으로 만들어진 아이스팩은 물을 버린 뒤 종이는 분리수거를 하면 되지만, 친환경 아이스팩보다 냉기지속력이 강한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은 일반쓰레기봉투에 버려야 하며 상표가 크게 박혀 있는 제품은 재사용할 수 없다.

최 주무관은 “아이스팩은 재사용하려면 소독제로 씻어내고 닦아내는 작업을 다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또 아이스팩 수거함에 쓰레기나 재사용할 수 없는 아이스팩이 들어 있었던 적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조금 더 도와줘 분류가능한 아이스팩만 수거함에 넣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이스팩을 재사용하기 위해 직접 시장을 뛰어다니며 재사용처를 알아보고, 단가에 맞는 세척업체를 찾으며 사업을 이어간 최병옥 주무관의 노력으로 아이스팩 수거량은 2019년 7만151개, 2020년 12만3983개, 2021년 3월 현재 2만2939개에 달하며, 자원절약 및 생활쓰레기 108.7톤의 감량 효과를 보였다.

이 사업으로 그는 2019년 5월 서울시 창의시정 수상을 시작으로 2019년 10월 정부혁신 우수사례 등재, 2019년 12월 대한민국 올해의 정책상, 2020년 7월 주민생활혁신 혁신챔피언 인증패 수상, 2020년 10월 제8회 지방자치의 날(환경오너시민모임) 국무총리상, 2020년 11월 행안부 적극행정인 선정, 2020년 12월 주민생활혁신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장, 2021년 3월 제1회 적극행정 유공 대통령 표창의 업적을 남겼다.
그는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열심히 했다”며 또 “혼자 했으면 못했다. 환경오너시민모임과 청소과 동료들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자신의 든든한 지원군인 강동구 전통시장과 환경오너시민모임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강동구에서는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을 통해 아이스팩 전통시장 지원, 아이스팩 모기퇴치 방향제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병옥 주무관은 “현재에도 직접 시장에 나가 홍보를 하고 영업을 한다. 재사용처가 중요한데 아직 부족해 발로 뛰고 있다"며 “아이스팩 재사용처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자치구나 회사에서 보상 목적이 아닌 환경과 교육 목적으로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성큼 다가온 여름에 코로나19로 식료품 택배를 통해 아이스팩 사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이 많아지고,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은 꾸준한 재사용으로 버려지는 아이스팩이 없는, 환경을 지키는 선한 실천에 모두 동참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