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생생상식 #3 탈모약 먹으면 정력이 약해진다?
건강칼럼/ 생생상식 #3 탈모약 먹으면 정력이 약해진다?
  • 윤종선 원장(슈퍼맨비뇨기과)
  • 승인 2021.05.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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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원장(슈퍼맨비뇨기과)
윤종선 원장(슈퍼맨비뇨기과)

[시정일보] 탈모란 정상적으로 모발이 있어야 할 곳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굵기가 두껍고 단단한 성모가 빠지는 경우에는 미용상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서양인에 비해 모발 밀도가 낮기 때문에 예민하게 받아들여진다. 보통 하루에 약 65개 정도의 모발이 빠지는 것은 정상이고 100개 이상의 모발이 빠지면 탈모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잠자리 주변에 떨어진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많아지거나 샤워할 때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서 배수구가 자주 막힌다면 모발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모발의 성장과정은 다음과 같다.

성장기, 퇴행기, 휴식기, 발모기의 4단계를 거치면서 모발이 자랐다가 빠지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머리카락의 수명은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6년이다. 성장기는 모발이 계속 자라는 시기로 하루에 0.3mm 씩 한달에 약 1cm 정도 자라게 되며 전체 모발의 88%를 차지한다. 퇴행기는 전체 모발의 2%를 차지하며, 2주 정도 모낭의 세포분열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기이다. 휴지기는 전체 모발의 10%를 차지하며 3개월간 모낭의 활동이 멈추면서 모발이 빠지게 된다. 빗질을 하거나 샤워를 할 때 힘없이 빠지는 머리카락은 휴지기 상태의 모발이다. 재생기는 모발이 빠진 곳 옆에 새로운 모발이 자라나는 시기이다. 주변에서 치료받고 나서 머리카락이 많이 났다고 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휴지기를 지나 모발이 성장하는 재생기 시기에 약물 등 기타 치료 또는 민간요법을 받은 우연의 일치가 대부분이다.

탈모의 치료와 예방에는 탈모샴푸, 탈모의료기기, 경구약, 도포약, 체질개선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 중에서 남성형 탈모의 치료에 쓰이는 약물로서 KFDA(한국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을 받은 성분은 2가지이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이다. 이 성분은 비뇨기과에서 중증의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약물로, 비뇨기과 외래에서 이 약을 복용하고 있는 남성들이 요즘 머리카락이 많이 나고 있어서 젊어 보인다는 말을 자주 하면서 우연히 발견된 탈모 치료 경구약이다.

1) 공짜를 좋아하면 대머리가 된다?

우리나라에는 ‘공짜를 좋아하면 대머리가 된다’ 는 속담이 있어서 서양에 비해 탈모에 더 민감한 편도 있다. 관상학적으로는 머리가 적당히 벗겨진 대머리가 관운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과거시험을 통해 벼슬을 하거나 고시합격을 통해 정부의 관료가 되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고, 옛날에 백성들의 피를 빨아먹는 탐관오리들이 머리가 벗겨진 사람들이 많아서 이런 속담이 생겼다고는 하는데 이런 우려와 달리 유머러스하고 호탕한 사나이가 더 많기도 하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은 5알파 환원효소(5⍺-reductase)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환된다. 남성형 탈모의 대머리가 되는 것은 이마부위의 전두부 모낭에서 후두부 모낭보다 5알파 환원효소의 활성화가 증가하여 모낭과 모발을 약화시키는 DHT의 생성이 많기 때문이다.

성분명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를 복용하게 되면 탈모를 초래하는 DHT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모발이 두꺼워지고 덜 빠지게 된다. 남성형 탈모의 약물치료는 최소 3개월이상 해야 되며, 복용 중단시 다시 탈모가 진행되므로 꾸준하게 약물복용을 해야 한다.

2) 대머리는 정력이 좋다?

DHT 호르몬은 소년을 청년으로 만드는 남성의 2차 성징에 관여하여 외생식기의 발육과 발기유지력을 강화시킨다. 성장기에 DHT 분비가 활발했다면 음경이나 고환 등의 크기가 커지고 발기력도 강하겠지만 정력이 좋다는 것은 성욕, 발기력, 사정시간, 체력 등을 종합하여 평가해야 하므로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3) 탈모약 먹으면 정력이 약해진다?

만 18세 이상 50세 이하인 남성의 남성형 탈모에 쓰는 약제로서 피나스테리드는 1mg을, 두타스테리드는 0.5mg을 하루에 한 번 복용한다. 피나스테리드(5-⍺R, type2 blocker)는 전립선과 두피의 모낭에, 두타스테리드(5-⍺R, type1&2 blocker)는 전립선, 두피의 모낭, 간 그리고 피지선에 작용한다.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성기능 약화는 10% 이하에서 나타난다. 약물복용 3개월까지는 심해지다가 6개월이 지나면서 다시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과 태아에는 좋지 않으므로 피해야 하며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남성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전립선암을 조기 발견 인자인 전립선특이항원(PSA)의 수치에 영향을 주므로 비뇨기과에서 전립선암에 대한 정기검진을 하면서 탈모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