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김응구 기자] 노원구(구청장 오승록)가 장애인 친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노원구의 등록장애인 수는 지난해 기준 2만7000여명. 서울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장애인 인구가 많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이들에게 맞는 정책 추진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구는 올해 예산 75억9000만원을 투입해 △다양한 욕구에 대응한 맞춤형 지원 △장애인 이동권 보장 강화 △장애 인식 개선 등 3개 분야의 41개 세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2018년 11월부터 3개월간 장애인의 욕구와 실생활에서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 다양한 정책과제를 발굴하기 시작했다. 이후 종합적인 계획수립과 체계적인 사업관리를 위해 장애인복지과 내에 ‘장애인친화도시팀’을 신설하고, 전문가가 참여하는 ‘장애인 친화도시 조성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핵심 사업으로 전국 지자체 최초의 장애인 일자리 전담기관인 ‘노원구 장애인 일자리지원센터’가 대표적이다. 장애인이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 잡기 위해선 경제적 자립이 필수적이기 때문. 구가 직접 운영하는 센터는 장애 유형에 따른 맞춤형 일자리를 연계하고,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일자리와 관련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1월 개관 이래 현재까지 장애인 공공일자리에 117명 채용을 확정했으며 영화관·학교·병원에 취업 연계 및 사후지도를 진행 중이다. 올 10월에는 유관기관과 민간업체가 참여하는 채용박람회 개최해 생산적인 일자리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또 장애인 및 장애가족의 힐링을 위한 숲길 탐방프로그램 ‘숲과의 만남’, ‘중랑천 워터파크 물놀이’, 장애아동을 위한 실내 놀이공간 ‘하계 라온아띠’ 운영 역시 장애인들의 여가생활 욕구에 충실히 대응하기 위한 맞춤 사업으로 평가된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사업도 관내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장애인 보행환경 현황을 면밀히 조사하고 안전 유도블럭 설치 등 지속적인 정비를 추진한다. 특히 장애인들의 방문이 잦은 복지관, 이동권 보장에 핵심이 되는 지하철 역사 주변, 문화시설 주변 보도를 집중적으로 개선하며 그 효과를 높이고 있다. 또 올해는 편의점, 카페, 약국 등 생활밀착형 소규모 시설에 휠체어 이용 장애인도 편하게 출입할 수 있도록 맞춤형 경사로 설치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이 ‘힐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사업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역 내 주요 산책로인 불암산, 수락산, 영축산에 조성된 ‘무장애 숲길’이 그것. 보행약자와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자연의 경관을 누릴 수 있도록 완만한 목재 데크길을 설치했다. 특히 월계동 영축산 무장애 숲길은 산 정상에까지 이르고, 불암산 힐링타운 전망대에는 장애인을 위한 승강기를 설치해 이곳을 찾는 장애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비장애인의 인식 개선을 위한 사업도 벌이고 있다. 장애인 복지시설에 차별적 요소가 포함되지 않도록 명칭 변경을 독려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장애인과 가장 밀접한 복지시설에서의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시설종사자에 대한 인권교육은 물론 종사자와의 간담회를 통한 처우개선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시설종사자를 직접 만나 의견을 듣고 전문기관의 자문을 통해 ‘인권침해예방 대응 매뉴얼’이 제작되는 성과도 얻었다. 지난달에는 구청 공무원들의 장애인식 개선을 위해 영화 ‘학교 가는 길’을 단체 관람하며 장애감수성을 함양하고 의식을 제고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장애인과 장애가족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면서 “앞으로 모든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장애인과 그 가족이 소외되지 않도록 꼼꼼히 살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