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만고의 진리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시청앞 / 만고의 진리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 정칠석
  • 승인 2021.06.10 09:50
  • 댓글 0

[시정일보 정칠석 기자] 堯舜帥天下以仁(요순솔천하이인)하매 而民從之(이민종지)하고 桀紂帥天下以暴(걸주솔천하이포)하매 而民從之(이민종지)하되 其所令(기소령)이 反其所好(반기소호)면 而民不從(이민불종)하니라.

이 말은 大學(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요와 순이 어짐의 정치로 천하를 통솔하자 백성은 그들을 따랐고 걸과 주가 포악한 정치로 천하를 통솔했어도 백성은 그들을 따랐으되 그들이 내리는 명령이 그들이 좋아하는 것과 상반된 경우에는 백성은 따르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요와 순은 가장 이상적인 성왕으로 오래도록 칭송돼 왔으며 먼 옛날 그들이 통치했던 시절을 요순시대 또는 唐虞之治(당우지치)라고 하여 후대 사람들이 동경하고 꿈꿔왔던 지상낙원의 시절이었다. 또한 역대의 왕은 요순의 정치를 재현해 요순시대가 다시 도래하게 하는 것이 통치의 최고 목표이자 이상이었다.

반면에 걸과 주는 극악무도한 폭군의 전형으로 걸은 하나라의 마지막 왕이었고 주는 상나라의 마지막 왕이었다. 성군의 전형 요순과 폭군의 전형 걸주를 대비해 윗물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걸주의 경우를 예로 보면 자기들은 포악한 정치를 일삼으면서 백성에게는 공경과 충성을 보이라고 요구했기 때문에 백성은 따르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이다. 한 마디의 말이나 한 인간의 행실이 일을 그르치고 나라를 멸망시키는 계기가 되는 바 특히 위정자를 비롯한 사회지도층들은 명심하고 경계해야 할 말이다.

작금에 들어 국민권익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그 가족의 지난 7년간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 국회의원 174명과 조사에 동의한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등 총 816명에 대한 부동산 소유·거래 내역을 조사해 법 위반 소지가 있는 국회의원 12명 등 16건을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송부했다는 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국회의원이 눈앞의 이익 앞에선 공익 따윈 안중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일반적인 다른 투기꾼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데 대해 우리는 탄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동산 투기 근절을 외쳤던 여당 국회의원들의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가운데 2건은 3기 신도시 관련 의혹으로 드러났다고 권익위가 전했다. 유형별로 보면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6건, 업무상 비밀 이용 3건, 농지법 위반 6건, 건축법 위반 1건 등이다. 민주당은 혐의가 명백할 경우 특수본 수사 종료 이전이라도 이 기준을 적용해 투기 근절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야당도 즉각 전수조사를 의뢰해 검증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여당에 쏟아졌던 내로남불 비판이 야당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