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환경의 날을 맞는 종교계의 대응을 주목한다
사설 / 환경의 날을 맞는 종교계의 대응을 주목한다
  • 시정일보
  • 승인 2021.06.10 10:40
  • 댓글 0

[시정일보] 지난 5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었다. 환경의 날은 세계정상들이 유엔 주도로 스웨덴 스톡홀름에 모여 1972년 6월5일 ‘UN 인간환경의회’를 연 것을 기념해 제정한 날이다.

환경의 날이 제정되고 많은 시간이 흐르고 있으나 지구의 환경은 ‘매우 흐림’이다.

이 같은 양상에 16살의 소녀 툰베리가 유엔연설을 통해 위기의 지구를 살리자는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한국의 종교계도 나섰다. 조계종 총무원장 명의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과 생명전환 실천에 관한 담화문’을 내고 기후위기 문제 대응을 위해 “대량생산과 편리한 삶이 아니라 소박한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조계종은 담화문에서 “기후위기는 우리 인간이 자연과 서로 의지하고 서로를 살리는 공생관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인간의 편리함과 풍족만을 추구해 온 어리석음에서 비롯됐다”며 “인간 안전이 보장될수록 뭇 생명은 죽음으로 내몰렸고, 인간이 풍요로워질수록 지구의 자원은 급속히 고갈됐으며, 인간이 편리해질수록 물과 공기와 토양은 심각하게 오염됐다”고 밝혔다. 이어서 “기후위기는 지금까지 우리 사회와 개인이 지향해온 삶의 방향과 방식에 대해 총체적이고 전면적인 전환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에는 천주교에서도 환경의 날을 맞아 담화문을 발표했다. 박현동 아빠스(대수도원장) 한국 천주교회 생태환경위원장은 “그 누구도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화석연료와 핵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 사회로 전환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고, 육식에서 채식 위주로 전환하고,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이용하고, 절제와 검소를 미덕으로 삼는 사회로 갈 것”을 제안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가 출범한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실질적이고 주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추진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불교계와 천주교계는 이전부터 기후행동을 이어왔다. 종교는 대중 속에서 삶의 태도와 행동을 같이한다. 종교가 구체적인 모습으로 안내하고 지향점을 위해 노력한다면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불교계와 천주교계는 코로나19의 방역수칙에 대해 스스로 모범을 보였다. 부처님 오신 날의 봉축행사도 취소하는 대범한 태도는 국민에게 귀감이 됐다.

환경은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실천의 모습이 필요하다. 매주, 또는 매시간 집회를 갖는 종교계의 환경인식에 대한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불교, 천주교의 움직임에, 아직 나서지 않는 개신교계도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모든 종교가 힘을 합치고 실천하면, 탄소중립의 방향은 탄력을 받을 것이다.

나아가서 한국의 위상은 ‘환경 모범국’으로 다시 한 번 세계인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