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집단면역 이후 준비와 중소기업의 현실
사설 / 집단면역 이후 준비와 중소기업의 현실
  • 시정일보
  • 승인 2021.06.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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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백신 보급 확대로 코로나19 집단면역이 성큼 다가왔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국내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은 초격차 전략, 현대차는 전기차 출시, LG는 전장 OLED 사업, SK도 ESG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는 예상보다 빨리 집단면역시대가 올 가능성을 대비해 하반기 전략을 짜고 있다. 소비자의 생활패턴이 급변할 수 있다는 것까지 내다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다양한 신차 출시를 통해 친환경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LG는 미래 사업육성, 글로벌업체와 협업을 통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 업체가 전 세계 선박 수주를 휩쓸고 있다. 이미 2년6개월치 일감을 확보하고 조선 빅3는 웃고 있다. 클락슨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1~2022년 연평균 신조발주량이 지난해 759척보다 50% 증가한 1200척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이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기상도는 맑음이지만 중소기업의 ‘만성인력난’은 우려의 기상도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다음달 1일로 예정된 50인 미만 사업장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한 준비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14일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5개 경제단체도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한 준비기간을 중소기업에 줘야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부익부(富益富) 빈익빈(貧益貧)의 현실이다. 대기업과 조선업계는 코로나19 집단면역 대비 전략을 비교적 원만하게 짜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같은 차에 오르지 못한 실정이다.

정부는 현실 상황을 인식, 중소기업중앙회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코로나19 기간, 중소기업에게는 인력난이 가중됐다. 중소기업 4곳 중 1곳이 ‘만성인력난’을 격는 현실이다. 50인 미만 조선업체 44%가 주 52시간제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설문이 공개됐다. 설문에 따르면 54.6%의 기업이 계도 기간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주 52시간제의 보완책으로 유연근무제 개선(35.7%), 특별연장근로 인가제 개선(32.9%), 노사합의 추가연장근로제 도입(32.4%) 등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에게 주 52시간제의 준비기간을 충분하게 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문제가 앞을 가렸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정책의 일관성도 중요하지만 시대적 현실을 무시하면 중소기업은 더 어려운 길에 도달하게 된다. 집단면역이라는 기업의 기대가 크지만 그에 대한 효율적 대안을 가지고 접근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길도 험난한 길이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