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15년간 ‘공부상 사망자’였던 주민에게 새 삶 선물
관악구, 15년간 ‘공부상 사망자’였던 주민에게 새 삶 선물
  • 이승열
  • 승인 2021.06.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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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회복과 기초수급자 선정, 임대주택 신청 지원
박준희 관악구청장(왼쪽)이 지난 17일, 15년간의 노숙생활 후 신원을 회복한 A씨에게 주민등록증을 전달하고 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왼쪽)이 지난 17일, 15년간의 노숙생활 후 신원을 회복한 A씨에게 주민등록증을 전달하고 있다.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관악구가 공부상 사망자로 등록돼 15년간 노숙생활을 해온 주민에게 신원회복을 선물해 화제다. 

관악구는 지난 17일, 15년 만에 신원을 회복한 A씨(49세)에게 주민등록증을 전달하는 축하 자리를 마련했다.

구가 A씨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15년간의 노숙생활 끝에 서울역 노숙인 다시서기센터의 지원을 받은 A씨는 임시거처를 관악구에 마련했고, 주민센터를 방문해 경제적 도움을 요청했다.

동 복지팀은 복지상담 중 실종선고에 따른 사망신고가 이뤄진 사실을 알게 됐고, 정확한 신원확인을 위해 지문을 채취해 경찰청에 요청함과 동시에, 생필품과 후원금을 지급하고 긴급생계비 지원을 신청했다.

이후 경찰청으로부터 동일인임을 통보받고, 법률적인 지원 등 구 단위의 체계적인 통합사례관리를 구청에 의뢰했다.

관악구 희망복지지원단은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법률홈닥터 자문, 실종신고취소심판 소송 등 일련의 신원회복 절차를 발 빠르게 진행했다.

오랜 노숙생활로 직장을 구할 수도, 병원에 다닐 수도 없는 위기상황이었던 A씨는 관악구의 10개월간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현재 기초수급자로 지정됐다. 앞으로 구는 주거 지원을 위해 임대주택도 신청할 계획이다. 

A씨는 “사망자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당당하게 살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가족처럼 든든하게 믿음을 주며 제 손을 잡아준 관악구청과 사례관리사 선생님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수급자로 지정된 후 지역자활센터에서 소양교육을 받고 있다. 앞으로 직업을 가지기 위한 기술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박준희 구청장은 “15년 만에 신원을 회복한 A씨가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 떳떳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며, 앞으로 펼쳐질 창창한 미래를 무한히 응원하겠다”라며 “앞으로도 더욱 촘촘하고 적극적인 복지 안전망을 구축해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 모두가 행복한 관악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