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지식기반의 핵심, 기초학력 저하 갈수록 심화
사설 / 지식기반의 핵심, 기초학력 저하 갈수록 심화
  • 시정일보
  • 승인 2021.06.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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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일선 교사들은 우리나라의 학력붕괴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2017년 일제고사 폐지 후 기초학생 미달 학생이 꾸준히 늘어 문장의 해석력이 떨어지는 학생, 영어 교재의 한글해석도 이해를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경기도 한 고등학교 2학년 교사는 평가한다.

특히 수학 과목은 서울대학교 등 명문대 이공계 신입생의 실력이 떨어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이 같은 현상은 사회의 환경변화 등 여러 문제가 있겠으나 입시제도의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기초학력의 바탕에는 사회구성원이 논리적으로 정직하게 사고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논리적인 언어구사를 바탕으로 한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의 훈련과정은 바로 수학교육이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수학은 다른 응용과학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산업현장에 투입된다. 지난 1950년대의 인공위성 발사에서 소련에 뒤진 미국은 그 이유가 수학교육의 부실에 있다고 판단하고 수학에 엄청난 연구비를 투자한 사례가 있다. 이후 미국은 정보산업과 금융산업에서 그 결실을 보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아이디어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학실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사례로 보여 준다.

한때 한국의 학생이 세계 수학경시대회에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그것이 현재의 우리 산업발전을 주도하는 것이다. 지금의 수학실력 저하는 미래의 암울한 시간을 예고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수학학회 등은 여러 차례에 걸쳐 수학교사와 교수 등이 좌담회를 가지고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교육현장에서 이공계조차 고등학교부터 수학을 아예 포기한 학생들이 많다. 수강 인원 미달을 우려해서 공대 교수들이 수학과 관련된 과목을 기피하고 있다. 전공과목에서도 학생들의 이해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끝까지 따라오는 학생은 한두 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현상의 주원인은 본고사가 없어진 후 상위권 학생들조차 수학에 관심이 없어지고 질문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학의 수강대상 비율은 2019년 10.93%, 2020년 10.6%로 줄어들며 상위권 학생의 비율은 감소하고 있다. 영어성적이 우수해서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는 영어면제 대상 비율은 2019년 3.76%에서 2020년 2.82%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전반적인 기초학력 저하의 원인으로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평준화 일변도 교육정책을 추진하면서 학생들의 학력저하가 2019년도부터 가시화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대 유재준 교수의 진단도 최근 10년간 신입학생들의 실력이 내려가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입학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수능에서 요구하는 학력수준이 너무 낮게 설정된 것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의 과학 기술을 끌고 나갈 주역들에게 수학을 비롯한 학력을 올리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