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모든 공직자는 매사에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시청앞 / 모든 공직자는 매사에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 정칠석
  • 승인 2021.06.2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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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정칠석 기자] 興居有節(흥거유절) 冠帶整飭(관대정칙)

民以莊(이민이장) 古之道也(고지도야).

 

이 말은 牧民心書(목민심서) 律己六條(율기육조) 제1조 飭躬(칙궁)에 나오는 말로써 ‘기거에 절도가 있고 의관을 단정히 하고 백성들을 대함에 있어 엄한 것이 예부터 내려오는 도이다’라는 의미이다.

율기육조는 목민관이 자신을 잘 단속하고 언행에 흐트러짐이 없도록 하기 위해 지켜야 할 여섯가지 항목을 말한다.

비단 이는 모든 공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말씀이다. 그 첫 번째가 飭躬(칙궁)인데 칙궁이란 자신을 스스로 타일러 경계하고 삼가는 것을 말한다.

목민관은 날이 밝기 전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촛불을 밝히고 세수를 한 뒤 의관을 단정히 하고 묵묵히 정좌하여 神氣(신기)를 가다듬어야 한다. 그리고 그날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선후를 정한다.

모든 공무를 수행함에 있어 사욕을 끊고 천리를 따르려고 애써야 한다. 관리는 어떠한 경우라도 의관을 정제해 백성 앞에 나서야 한다. 詩經(시경)에 威儀(위의)를 엄격하게 갖추는 것이 덕의 근본이라 했다.

또한 위의를 중히 여기는 것이 백성들의 본보기라고 했다. 이는 옛 사람의 道(도)이다. 위의가 이미 무너지고 나면 백성들은 본보기를 잃거니와 그렇게 되면 관리가 어찌 백성을 제도하겠는가.

작금에 들어 현 정부의 임기 말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데 대해 우리는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의 정상 외교 의전 및 홍보와 관련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가 하면, 경제검찰이라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 소속 국장과 부하 직원이 근무시간에 낮술을 먹고 몸싸움을 벌이다 감찰을 받는 등 불미스런 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군에서는 상급자에 의한 부하 성추행 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장병 부실급식 논란까지 불거지며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를 위협하고 있는 데 대해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P4G 정상회의 개막식 동영상에 북한의 능라도 영상을 끼워 넣는 어이없는 실수 또한 작금의 흐트러진 공직기강과 무관치 않다고 생각된다. 외교부 장관이 유감을 표시한 데 이어 실무자를 문책하고 제작업체 수사 의뢰를 검토 중이라지만 반복되는 실수는 고의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분노와 실망은 클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중앙부처, 군의 기강 해이가 이 정도라면 일선 지자체 상황은 더 심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차제에 정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현 정부의 임기 말 공직 기강을 바로 잡아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