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바’ 김시라의 예술정신을 잇다
‘품바’ 김시라의 예술정신을 잇다
  • 임춘식 논설위원
  • 승인 2021.06.2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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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인의 예술제 작품전…6월24일~30일 광주광역시 무등갤러리

[시정일보 임춘식 논설위원] ‘품바’ 김시라의 예술정신을 잇고 있는 ‘인의 예술회’가 지난 24일부터 30일까지 광주 예술의 거리 무등갤러리에서 제12회 작품전시회를 개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극작가 겸 연극연출가 김시라(金詩羅, 1945~2001) 씨는 각설이 타령을 끌어들인 민중극 ‘품바’로 80년대 소극장 연극에 바람을 일으켰다. 전남 무안군 일로읍에서 태어난 김 씨는 한때 시를 쓰다가 1980년 광주민중항쟁이 일어나자 ‘광주의 한을 어떤 식으로든 전달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연극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보고 연극의 힘을 절감해 연극에 뛰어들어 1인극 ‘품바’를 만들었다.

‘어얼~씨구씨구 들어간다 / 저얼~씨구씨구 들어간다~.’ 낮은 자들의 한(恨)을 각설이 타령에 녹여 힘 있는 자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과 냉소를 담아낸 ‘품바’는 1981년부터 20년 가까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국내에서 4000회 이상 공연을 해 큰 인기를 끌었다.

초창기 김 씨는 일로읍에서 활동하며 문화예술인들과 모임을 만들고 척박한 지역에서 문화예술의 꽃을 피웠다. 1977년 일로읍 소재 인의산(仁義山)에서 이름을 따온 ‘인의 예술회’를 조직, 초대 회장을 맡았다.

이후 화가 박문종, 서예가 박성안 씨가 2대와 3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매년 ‘품바’를 비롯해 ‘장군멍군’, ‘진실의 노크 소리인가?’, ‘춘풍의 처’ 등 연극을 작품을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각종 전시회도 가졌다. 그리고 지난 2019년부터는 사단법인 인의 예술회(회장 김기형)를 설립, 명실상부한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창달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인의 예술회 12회 작품전’에는 무안군 관내에 거주하고 있는 회원뿐만 아니라 서울, 대구 등 경향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출향 예술인 등 30여 명이 출품한 한국화, 서양화, 서예, 민화, 서각, 서화, 도예, 사진, 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8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박천규 사무국장은 “올해는 처음으로 무안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독후화 그리기 대회’ 입상작도 함께 전시하고 있는데, 이는 학생들에게 무안이 발상지인 ‘품바’에 대해 널리 알리고, 어릴 적부터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게 하려고 기획한 행사”라고 말했다.

임춘식 논설위원 chsr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