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자신의 능력에 맞는 직책이라야 민폐 끼치지 않아
시청앞 / 자신의 능력에 맞는 직책이라야 민폐 끼치지 않아
  • 정칠석
  • 승인 2021.07.0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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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子張學干祿(자장학간록) 子曰(자왈) 多聞闕疑(다문궐의) 憤言其餘(분언기여) 則寡尤(즉과우) 多見闕殆(다견궐태) 憤行其餘(분행기여) 則寡悔(즉과회) 言寡尤行寡悔(언과우행과해) 祿在其中矣(녹재기중의).

이 말은 論語(논어)에 나오는 말로써 ‘자장이 벼슬을 얻는 법을 배우려고 했다. 공자가 말씀하셨다. 많은 것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납득이 안 가는 것은 가만두고 그렇지 않은 것을 신중히 말하라. 그리하면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 적다. 많은 것을 보라. 그리고 모호한 것은 가만두고 그렇지 않은 것을 행동에 옮겨라. 그리하면 후회하는 일이 적다. 말에 허물이 적고 행동에 뉘우침이 적으면 벼슬은 저절로 그 가운데서 생기게 마련’이라는 의미이다.

자장학간록에 학은 거의 問(문)과 같다. 史記(사기) 仲尼弟子列傳(중니제자열전)에는 學(학)이 問(문)으로 돼있다. 干祿(간록)은 원래 詩經(시경) 대아 한록편과 가락편에 나오는 말이다. 거기서 干(간)은 求(구), 祿(녹)은 福(복)의 뜻이다. 見(견)도 聞(문)도 다같이 疑(의)와 殆(태)를 결한다. 그것을 두구로 나누어 표현하고 있다. 수사상의 구성이다. 궐의 궐태하기 위해서는 가치판단의 기준이 확고해져 있어야만 한다.

작금에 들어 “소련군은 해방군이며 미군은 해방군이 아니라 점령군"이라는 광복회장의 발언에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영상 강연에서 “해방 이후 한반도에 들어온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극도로 편향된 역사인식을 드러낸 발언이 아닌가 싶다. 오죽했으면 황기철 국가보훈처장마저 “대단히 부적절하다. 더욱이 고교생들한테 그렇게 발언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유감"이라고 했겠는가.

명색이 광복회 수장이 어떻게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기고 소련을 미화하는 메시지를 미래 세대인 고교생들에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일제 식민지시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는 구심점이어야 할 광복회가 어떻게 이런 소동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지 우리는 탄식이 절로 나올 따름이다.

해방 직후 맥아더 사령부는 포고문에 “조선을 해방 독립시키라는 연합국의 결심을 명심하고 있다”며 “점령의 목적은 (일제의) 항복 문서를 이행하고 인간적 종교적 권리를 확보함에 있다”는 내용이 분명히 있다. ‘점령’이란 단어 하나를 미군 점령군, 소련 해방군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닌가 싶다. 미국은 엄청난 피로 일제를 패망시키고 우리나라를 독립시키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켰다는 사실을 직시,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역사관을 정립해 나갔으면 싶다.